Page 331 - 하나님이 주신 멍석에서 멋지게 놀아라(최웅섭이야기)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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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하게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목회 이외의 경제활동을   지만 요즘처럼 교인 수가 정체되고 감소하는 시대에는 미자립 교회

 통해 자신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일했던 바울의 모습은 오늘날 특별  가 자립 교회에로 전환하는 비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그런데

 한 상황 가운데 있는 목회자의 경제활동에 대해서까지 부정적으로   한국 교회 내에는 목회자가 목회활동 이외의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보는 시각에 대해 재고해 보아야 하는 단초가 된다. 중세 시대에는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목사는 목회하기 위

 사제, 교사, 법률가, 과학자, 시민관 등이 모두 성직자로서 자신의 세  해 부름을 받았지 돈벌이를 하기 위해 부름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

 속직에 종사하던 이들이었다.   이다.

 1600년경에 이르러서야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직업이 세속적인   만성적인 경제적 미자립의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후원 교회
 직업으로 분화되었다. 전문직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목회직이 다  들로부터 재정 지원은 받을지언정 목회자가 경제활동에 종사하면

 른 여러 세속 전문직의 원천이 되었으며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교역  안 되는 것일까? 여기에 오늘날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의 딜레마가

 이 분화되어 점차 다른 세속 전문직들이 생겨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있다. 특히 이러한 목회자의 ‘경제활동 불가론’은 목회자가 목회에

 이런 전통으로 인해 서구 교회의 경우, 한국 교회보다는 목회직 개  전념하면 목회자의 생활은 하나님이 책임져 주신다는 믿음과도 연
 념에 대해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다. 그들은 지금도 주 중에 다른 세  결되어 있다. 일리 있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교회성장 시대를 거

 속직에 종사하면서 주일에 목회사역을 감당하는 이들이 있다. 목회  쳐 온 한국 교회 목회자들 대부분은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한 바 있다.

 자가 목회사역과 다른 세속적인 일을 동시에 감당하는 모습도 목회  그들은 옆이나 뒤를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목회에만 전념함으로 맨

 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사역 유형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런 일  손으로 기적을 일군 한국 교회 성장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그
 련의 과정에서 미자립 교회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이것은 곧   래서 그들의 사고 속에는 더더욱 목회자는 목회에만 전념해야 한다

 많은 수의 목회자들이 생활비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목회활  는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동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제는 만성적인 미자립의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할 책임을 제  가족의 경제적 부양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목회자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교회성  서도, 목회자는 다른 교회나 기관으로부터의 경제적 후원만을 바라

 장 시대에는 미자립 교회라 하더라도 짧은 기간 내에 자립 교회로   는 일 이외에는 다른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전환되어 경제적 어려움의 상태를 단기간에 전환시킬 수 있었다. 하  런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 과연 목회자로서의 자기정체성과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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