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하나님이 주신 멍석에서 멋지게 놀아라(최웅섭이야기)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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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이다. 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얻은 이익을 NGO를 통  다. 호출한 이유를 묻자, 나에 대한 고발이 접수되었기 때문이란다.

 해서 환원하는 나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아제르바이잔 정부  하지만 걱정하지 말고 아제르바이잔 국가 발전을 위해 앞으로 더욱

 의 많은 이들이 고마워했고, 더욱 깊은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만  열심히 기여해달라고 부탁해왔다.
 큼 나의 영향력이 더욱 높아져갔다.   알아보니, 내가 심복처럼 믿고 신뢰했던 제자가 나의 본분은 선

 NGO는 우리 팀에게도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아제르바이잔에는   교사라고 KGB와 6개의 국가기관에 고발한 것이었다. 그는 파익이

 많은 단체가 사역하고 있지만, 비자에 대해 자유로운 단체는 우리   라는 이름을 가진 똑똑하고 진실한 성품의 기혼자였다. 교회의 여러

 팀 외에는 거의 없다. 한국 사역자들이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기도회  사람 중에서 채용했던 그는, 나의 모든 행정 업무를 대신하며 비서
 를 하는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도 제목이 비자 문제다. 여러 다  처럼 일했다. 나를 통해 복음을 전해들은 후에는 크리스천으로서 성

 른 모임에서도 비자 문제는 가장 큰 이슈다. 하지만 우리 팀의 기도   실히 임했기 때문에 그를 신실하다고 믿고 전폭적으로 신뢰를 보냈

 제목에는 비자 문제가 없다. 속칭 ‘비자사역’이 없다는 뜻이다. 비자  다. 그런 그가 나를 배반한 것이었다.

 를 위해서 사역 아닌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이 선교 세계에서는 부지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어
 기수라는 현실을 빗대어 나온 말이 ‘비자사역’이다. 한 번도 비자를   느 날 그가 나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순진하고 가엾어 보이는 첫 인

 받으러 간 적도 없고, NGO 비자를 어떻게 받는지도 잘 모르는 것  상에, 큰 키와 마른 체구를 가진 청년이었다. 그는 신문에 낸 한국어

 은 사업의 수익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NGO 덕분이다. 바쿠국립대  학원 광고를 보고 찾아왔으며, 한국어와 컴퓨터를 배우고 싶다고 했

 학교 한국어문학과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인 셈이다. 생존권으로 발  다. 그리고는 나의 책상에 놓여있던 작은 책자에 관심을 보였다. 《예
 을 동동 구르다 선교가 뒷전이 되는 환경보다는 편안하게 사역에 전  수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아제르바이잔 현지어로 된 소책자였

 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것, 아제르바이잔에서 내가 찾은   다. 빌려달라는 것을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계속해서 부탁해 빌려줄

 사역의 방향은 그것이었다.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학원에 다니며 한국어를 배우던 그는 내 책상

                  위의 러시아어 성경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꼭 구하고 싶어 10년 동안 찾아 헤맸던 성경입니다.”
 나를 고발한 제자 파익
                    복음에 관해 대화를 나누자 너무 좋아하며 예수를 믿고 싶다고 고

 한 번은 아제르바이잔의 비밀 수사기관 KGB에 불려간 적이 있  백했다. 감동받은 나는 용기를 내어 그를 모임에 초대했다. 어느 정





 70                                                주님이 지목하여 부른 땅 아제르바이잔공화국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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