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하나님이 주신 멍석에서 멋지게 놀아라(최웅섭이야기)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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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찾아가기로 하고, 마음을 굳건히 먹었다. 경비실에 들러 체육관  1년 6개월의 기다림이 1분 6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장관의

 관리자를 만나러 왔다고 했더니,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약속을 직접 전해들은 나는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대기업이나 중소

 과 ‘무작정’을 결심했을 때, 이미 포기란 없노라 다짐했던 나였다.   기업 명함도 한 장 없이 한 나라의 장관을 대면한다니! 그 동안의 고
 첫 방문 이후부터 체육부를 일주일 단위로 1년 하고도 6개월 동안  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감회에 젖었다. 다음 주 약속한 시간,

 을 드나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최웅섭 미쳤다’고 수군댔지만, 물러  경비실을 당당히 통과해 장관실로 향했다. 발걸음도 사뿐사뿐 가볍

 서지 않았다.          기 그지없었다. 마침내 장관과 일대일 미팅을 시작했다.

 계속해서 드나들다 보니 경비실 직원과 친구가 되었다. 경비실에   “카탈로그를 누구에게 주었나요?”
 너무도 익숙하고 친근하게 서 있다 보니, 체육부 직원들이 오가며   나는 주저 없이 체육관 담당자의 이름을 댔다. 나의 대답이 어떤

 누구를 찾아왔는지 묻기도 했다. 체육부에 출입하기가 한결 수월해  파장을 일으킬지 전혀 모른 채 순진무구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으

 진 것이다. 물론, 꿈에 그리던 그 사람, 체육부에서 경기장을 관리하  로! 대답을 들은 장관은 카탈로그를 받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더니

 는 담당자도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수많은 전광판 카탈로그를 갖  당장 장관실로 올라오라고 호통을 쳤다. 잠시 후 담당자가 장관실로
 다 주었고, 후지카메라도 선물로 주었다. 하지만, 허사였다. 1년 6개  들어오는데, 내가 준 40여 개의 카탈로그를 모두 들고 오는 것이었

 월여의 시간이 지나갈 무렵, 점점 대담해진 나는 이대로는 안 되겠  다. 내가 장관실에 있는 줄도 모르고 왔다가 나를 보고는 미안해서

 다 싶어 무조건 체육부 장관실로 쳐들어갔다. 비서가 깜짝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를 난처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일이 그

 어떻게 왔냐고 물었다.     지경이 되고 보니 유감스러웠다. 그 사건을 계기로 훗날 담당자와
 “장관님을 만나려고 1년 6개월 동안 찾아왔는데, 만날 기회조차   아주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담당자를 내보낸 장관이 물었다.

 주어지지 않아 이렇게 불쑥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습니까?”

 “장관님이 출타 중이니까 기다리셔야 합니다.”  “체육관 전광판 입찰에 여러 나라가 참여한 것으로 아는데, 저도

 “얼마든지 기다리겠습니다.”  참여하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한국에서 만들어진 최고의 제품을 최
 무려 5~6시간을 기다린 끝에 출타에서 돌아오는 장관과 마주칠   저의 가격으로 공급해서 아주 흡족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수 있었고, 장관은 비서를 통해 그간의 자초지종을 전해 들었다.   이미 7개 나라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장관은 나의 제안을 흔쾌히

 “다음 주 이 시간에 오면 첫 번째로 만나드리겠습니다.”   받아들이며 입찰 제안서를 가져 오라고 했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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