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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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씀



                                                                       조호정




                    나는 이미 나이 구십을 넘긴 노인입니다. 착한 딸과 사위 덕분에 편안하

                   게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지만, 작년에 발간된 <죽산 조봉암 어록>에 이어
                   올해 다시 <죽산 조봉암 기록>이 오유석 교수님을 비롯한 여러분의 수고로

                   발간된다고 하니 감사하고, 또 새삼스럽게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작년의 책은 해방 후 장년(壯年)의 아버지가 정치가로서 대한민국을 건국

                   하고, 농지개혁을 주도하고, 민주주의를 세워나가는 활약을 하실 때의 말
                   씀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면, 이번 책은 청년 독립운동가 조봉암이 국내

                   는 물론이고, 일본, 중국, 러시아를 무대로 독립운동을 전개하실 때의 기록

                   을 모은 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나는 상하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 김

                   이옥과 아버지는 아마도 고향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첫사랑이 아니

                   었던가 싶습니다. 두 분의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 아름답고, 간절합니다. 오

                   죽하면 폐결핵에 걸린 어머니가 죽더라도 아버지를 보고 죽겠다고 그 먼
                   상하이로 오셨겠습니까?




                    결국 내가 다섯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공원 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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