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전시가이드 2025년 05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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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꽃사슴, 45×65cm, oil on canvas 절규하는 파도, 50×60cm, oil on canvas
2025. 5. 13 – 5. 20 갤러리라메르 (T.02-730-5454, 인사동)
黃昏의 길목에서
유화를 향한 순수한 열정은 곧 삶의 활력소가 되었고, 작가 자신은 이를 ‘마
현영구 개인전 냥 행복한 일’이라 표현한다. 거창한 화단의 중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 오롯
이 개인의 내면에서 비롯된 창작의 욕구는 오히려 더 솔직하고 진실한 색채
로 캔버스를 채워간다.
글 : 이문자(전시가이드 편집장)
그의 작품들은 비록 전문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정교한 회화는 아닐지라도,
그 속에는 삶을 돌아보는 시선과 세월의 깊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식
작가가 아닌 아마추어로서, 이제 그는 자신의 그림을 세상에 조심스레 내보
황혼의 길목에서, 유화로 그려낸 제2의 인생 이고자 한다.
“내 나이 일흔, 이제야 비로소 붓을 들었습니다.”
“황혼의 길목에서 이루어진 조그마한 꿈,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늦깎이 유화 작가로 인생의 또 다른 길목에 들어선 현영구 작가는, 칠순을 맞
은 나이에 새로운 취미로 유화 그리기를 시작했다. 단순한 여가 활동으로 시 이 늦은 시작은 단지 개인의 취미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
작된 붓질은 어느덧 일상의 중심이 되었고, 지난 5년간 그의 손에서 탄생한 수 해 인생의 황혼을 더욱 찬란하게 물들이고 있으며, 또 누군가에게는 ‘지금 이
많은 작품들은 지금, 그의 작업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순간’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그림이라는 도구를 통
“남아 있는 인생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해 삶을 다시 발견해가는 그의 여정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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