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전시가이드 2025년 05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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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존재의 덧없음과 고귀함으로의 초대9, 72.7×60.6cm, Watercolor on canvas, Acrylic Supplements, 2024




                               2025. 5. 21 – 5. 30 장은선갤러리 (T.02-730-3533, 운니동)


         하늘, 노아의 홍수 이전부터 나를 부르러 오는 소리                   있듯, 그의 바람은 삶의 거센 세풍과 세파를 상징한다. 홀로 바람 앞에 선 작가의
                                                        모습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결기와 존재론적 고독을 품는다. 이는 하이
        김이훈 초대전                                         데거의 '세계 내 존재' 개념처럼, 던져진 존재로서의 외로움까지도 읽히게 한다.

                                                        한편, 그의 작업에는 '하늘'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잃어버린 하늘', '노아
        글 : 고충환(미술평론가)                                  의 바다_하늘길을 걷다', '하늘의 노래' 등에서 드러나듯, 작가는 상실된 원형
                                                        적 하늘을 소환하려 한다. 이는 창세 신화에 등장하는, 물로 가득 찼던 원초적
                                                        하늘을 떠올리게 한다. 칼 융이 말한 집단무의식과 원형 개념처럼, 하늘을 존
        김이훈 작가는 '바람의 풍경'(2011)부터 '바람에 서다'(2021)까지, 일관된 주제   재의 기원과 영적 에너지를 반영하는 상징으로 삼는다.
        의식 아래 꾸준히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전시 주제들은 별개로 나열되기보다
        는 서로 유기적으로 얽히며, 평소 창작에 대한 이유와 인문학적 관심을 반영하      플라톤의 '상기' 이론에 기대어 보면, 감각적 실재를 넘어 관념적 실재를 상기
        고 있다. 특히 주제 분석이 작가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시키는 작가의 하늘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다. 현실의 하늘과 이상적 하늘
                                                        이 하나의 층위로 겹쳐지며, 존재가 유래한 원형적 장소를 암시한다. 이때 하
        우선 작가의 그림에는 '바람'이 흐른다. '바람의 풍경'과 '바람에 서다'를 통해 알 수   늘은 강이나 바다처럼 물의 성질을 품고, 모든 존재가 원초적 에너지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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