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이철순 개인전 10. 19 – 10. 25 도봉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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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사












                                 율천 이철순 서예전에 붙여






                 일전에 율천(栗泉) 이철순 동학(同學)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서예 개인전을 열게 되었다면서 축사를 요청하셨다.
                 순간  오래전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율천  선생과는  금헌(琴軒)  석진원  선생님  문하에서  14~15년  여를

                 동문수학한 도반(道伴)이다. 거의 30여 년 전 그가 금헌서실에 입문했을 때의 일이다. 초등학교 선생님 몇 분이서
                 서예를  배우시겠다고  금헌  선생님을  찾아왔다.  묵조(默照)  김기봉  선생,  만소재(滿笑齋)  신현일  선생,  청허(淸虛)

                 박호용 선생이 그들이다. 그들은 지나다가 의기투합하여 서예를 새롭게 다시 배워보고자 들렀다고 했다. 그 당시는
                 얼마나 배울까 했는데 그 후 얘기를 들어보니 학교에서 묵조 김기봉 선생으로 부터 조금씩 익히다가 아예 금헌서실을

                 찾아 온 것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리 흔치 않은 광경이고 묵조 김기봉 선생의 대단한 용기다. 묵조 선생은 회원전에
                 병풍을 출품하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시다가 정년을 즈음하여 불도에 심취하여 지리산에 암자를 만들어 떠나신 후

                 교류가 단절되었다. 율천선생은 금헌서실에 오기 전 5년 여 동안 다른 선생으로부터 익힌 해서의 운필법이 다르다면서
                 도반끼리 한참 논쟁을 벌였던 기억들이 새롭다. 그는 초등학교를 퇴임하기 4년 전부터 만소재 선생과 함께 서예학원을

                 운영하게 되었는데 滿笑齋 아호에서 <笑>와 栗泉 아호에서 <泉>을 가져와 “笑泉書室”을 개원하여 15년 째 운영해
                 오고 있다. 그는 영어에도 능통하여 석사학위도 받았고 KOICA(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에서 다년간 한국어 교사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바도 있다. 율천은 국, 한문 여러체를 섭렵하여 예술적 감각도 뛰어나 작픔에도 원만한 성품이
                 그대로 투영되어있음을 느낀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시기에 한획 한획 심혈을 기울려 완성한 작품들은 기운이 넘치기도

                 하고 유려함과 엄격한 절제미까지 잘 느낄수가 있다. 또한 끊임없이 정진하여 요즈음 문인화에도 심취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후학들에게 귀감이 될 뿐만 아니라 그의 왕성한 활동에 찬사를 아니 보낼 수 없다. 노원의 대표적인 서예가 중 한 분

                 이라 할 수 있는 율천의 개인전이 이제야 열리는 것은 본인의 겸양에서 기인한 바 크지만 너무도 늦은 감이 있다. 평생을
                 노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다 정년이후 소리 없이 지역의 문화발전과 서예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율천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 이번 서예 개인전이라고 생각된다. 모쪼록 이번 전시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수준 높은 서예작품을
                 감상하면서 안복을 누리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2022년 10월

                                                                                                          노원문화원장 오 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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