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2019년01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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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산의 판타지, 72.7×60.6cm , mixed media, 2018




            또한, 풍경 화가로서의 최예태 화백은 웅장한 건축물의 창조자이다. 그는 山이      없다. 또 그림 그리는 스케일을 떠나서라도 열정과 시적 감각의 행복한 연결
            라는 평범한 주제를, 뛰어난 관찰력으로, 품위 있고 환상적인 매우 보기 드문      인 그의 작품 세계에서, 나는 특별하고도 분명한 그만의 신선한 영감에 크게
            수준으로 표현했다. 내 견해로는, 한국의 화가들은 그들의 ‘고요한 아침의 나      감동해 마지않는 바이다.
            라’를 가을빛과 겨울의 나른한 분위기, 그리고 또 봄의 잔잔한 빛으로 표현하
            기를 즐기는 듯하다. 하지만, 최예태 화백만큼 한국인의 정신과 자연의 조화를
                                                            최예태 작가노트
            매우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화가는 아주 드물다. 내가 여기서 환희, 매혹, 그리
            고 경탄감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예술에 대한 정의의 역사는 오류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 예술은 쉽게
                                                            정의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역설적으로 예술에 대한 견해의 다양성을 반
            최예태 화백의 구상 작품들 속에는 뭔가 다른 특별한 것이 있다. ‘실내의 여인’    증하기도 한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욕구와 발견과 희열이 창작의 삼요소라는
            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의 구성은 영혼의 평화와 몽상을 가진 아주 개인적      생각을 견지하고 있는바, 욕구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파괴를 전제로
            인 은밀함을 여인들의 우아함과 누드화에 옮겨놓았기 때문이다. 표현력 있는        하며 그 후에 발견되는 희열이야말로 예술의 호흡이라고 믿고 있다.
            여인들을 다룬 작품도 있지만 자주 등장하는 여인들은 자못 정숙하다. 하지만
            그녀들은 보기 드문 색채와 마치 한국의 연한 초록빛을 발산하는 듯한 아주        창작은 작가의 고독한 영혼이 경작한 사유물임과 동시에 예술을 사랑하는 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람과의 공유물이다. 이런 역학의 정점에 서서 나는 오늘도 전심전력 쉬지 않
                                                            고 그림을 그린다. 화가의 치열한 운명을 있는 대로 투자하여 색을 찾고 또 집
            최예태 화백처럼 뛰어난 화가를 알게 된 것이 나에겐 여간 큰 기쁨이 아닐 수      중적으로 화폭에 점 하나 획 하나를 찍고 긋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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