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2019년01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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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상유와 상유의 핑크색 물건들_라이트젯 프린트_2006 상유와 상유의 파란색 물건들_라이트젯 프린트_2009 기숙사 방안의 상유_라이트젯 프린트_2015
테스와 테스의 핑크 & 보라색 물건들_라이트젯 프트_2006 테스와 테스의 파란색 물건들_라이트젯 프린트_2009 테스와 테스의 미술작품들_라이트젯 프린트_2015
Ongoing Documentary Project 지 사회적 영향을 받는가? 시대적 트렌드와 사회적 현상은 개인 콜렉션의 색
채보다는 콜렉션 자체에서 더 강한 게 아닌가? 서로 다른 색임에도 불구하고
윤정미의 <The Pink & 핑크, 블루로 명명할 수 있는가? 등이다.
Blue Project III> 개인적으로도 예전보다 더 작가의 작품에 드러난 젠더나 색채보다 콜렉션 자
체에 눈길이 가는데, 만약 작품에서 색채를 배제한다면 콜렉션만으로 젠더를
구분 짓기 어려워질 것이고 이는 훨씬 흥미로운 결과를 가져오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콜렉션 자체는 소장자의 것이라 하더라도 미성년자의 경우 보호자의
이주연(경인교육대학교 교수)
허락 하에 소장한 것이라서 온전한 개인 콜렉션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시대
적 트렌드와 레디메이드된 대량생산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
2007부터 2009,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학교미술교육에서 ‘시각 의 콜렉션이 무엇이며 왜 그것이 콜렉션이 되었는가를 조사한다면 연령에 상
문화 환경’과 ‘소통’을 내용 체계로 하는 교육이 본격화되었고, 이에 따라 시 관없이 개인 삶에 반영된 사회적 배경과 개인의 스토리에서 문화의 보편성과
각문화의 사회적 현상과 가치, 다양한 소통 방식 등에 대한 학습이 중요해지 특수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연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I과 II가 컬러 프
게 되었다. 작가에게 이 학습을 위한 교과서에 게재할 작품을 의뢰했던 것도 레임에 제한되어 젠더 이슈로 해석하게 강요된 구성을 지니고 있다면, III에서
이 무렵이다. 는 보호자의 허락이 느슨해짐과 동시에 소장자의 개인적 검열이 커지면서 콜
‘우리 사회의 젠더와 고정관념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드러내는’ 작가의 작 렉션의 수와 종류, 진열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여기에서는 콜렉션
품은 사람들의 생활양식, 사고방식, 가치가 반영된 시각문화 이미지를 읽고 해 을 카테고리화하고 디스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작가의 의도도 역시 줄
석하는 데 중점을 둔 ‘시각문화와 이미지’ 교과서 단원에 소개되었다. 작가의 어들면서 사진은 일반 사진과 유사한 형태를 띠게 되지만 이 역시 연작의 과정
작품은 사회적 관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의 색채 선택을 보여주는데, 과 변화로 감지되기 때문에 일반 사진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다.
개인의 성숙된 선호 이전에 사회적으로 강요된 스테레오티피컬한 색채 분리 사회의 고정관념과 젠더 이슈가 특별히 아동과 연계되어 보다 복잡한 논의를
주의가 젠더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을 교과서에 게재할 당시 바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지를 작가는 동일한 대상을 연작 형태로 쫓아 도큐멘터
이 점에 주목했고, 교과서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시각 이미지에 내재된 의미 읽 리화함으로써 보다 광범위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기 학습이 이루어지기를 바랬다. 이 프로젝트의 지속 여부를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간헐적으로나마 작가
그러나 다양한 의견들도 함께 제기되었다. 일반 사진이 아닌 작가의 작품이라 가 관심을 두고 있는 ‘공간-사람-공간’의 테두리 내에서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면 작가의 의도는 어디까지 반영되었는가? 특정 색을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 2018년 제9회 일우사진상(출판 부문)을 수상한 작가는 이를 기념하며 1월 15
시 사회적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까 일까지 <핑크 & 블루 프로젝트 III>를 일우스페이스에서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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