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전시가이드 2020년 11월 호
P. 62
미리보는 전시
landscape 82×135cm, korean paper, stone powder, 2020
2020. 11. 1 – 11. 30 청풍갤러리(T.033-642-1451, 강릉)
청풍갤러리 개관 5주년 기념 대상을 통해 매일의 작가의 감정을 투영하고, 자신과 주변인의 마음을 그 속
에서 발견했다. 관객이 그림 속에 들어가서 작가와 관객의 물아일체를 성립하
하연수 초대전 는 기법은 서양화에는 존재하지 않는, 한국화에 소속된 기법이다. 그러나 여
기서는 그보다는 동시대 예술가의 개성과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동시
대 미술은 장르와 이즘(ism)을 넘어, 예술가 개인의 발언에 집중한다. 하연수
글 : 조숙현(미술비평)의 서문 중 발췌 의 그림은 주변의 자연과 풍경을 밀도 있게 관찰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매일 다른 관점과 감정을 내포하고 있다는 데서 현대미술의 핵심을 회복한다.
일상에서 매일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이 스치는 바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외
매일의 다른 눈으로 보는 풍경 부 상황과 바라보는 이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품고 있다는
하연수의 작업은 주변의 자연을 관찰하는 데서 출발한다. 강릉 바다를 매일 바 것이다. 바다의 풍경은 매일의 날씨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낮의 바다, 밤의 바
라보고, 정원에서 바라본 꽃의 형태를 관찰하는 데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풍 다, 파도가 칠 때의 바다, 잔잔한 바다, 발끝으로 차오르는 물결로 밀려오는 바
경의 장대함과 꽃의 표면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림 묘사를 위한 관찰에 다를 관찰하며, 작가는 자연이 주는 다른 느낌과 이에 다른 미묘한 감정의 변
집중했지만, 매일 같은 풍경을 바라보다보니 조금씩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화를 찾으려고 했다. 이것은 작가가 주변의 대상을 관찰하며 자아와 인간사를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득 그 양상이 사람과도 닮아있다는데 생각이 미치게 투영하여 그려냈던 원리와 같지만, 그동안 작가가 연구해왔던 색채에 대한 감
됐다. 겉모습만으로는 내면을 파악할 수 없지만, 계속 내통해가며 내부에 숨 각이 밀도를 더해 집약됐다. 새벽의 투명한 바다와 밤바다의 깊은 어둠을 바
겨져 있던 타인의 세계가 발견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작가는 매일의 풍경 라보며, 색채의 풍요 속에 빠져든다. 매일의 다른 눈으로 보는 풍경 속에서 작
을 다른 시선으로 발견하고 그 차이점을 그림으로 포착했다. 나아가 그리는 가와 관객 자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