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전시가이드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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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如 (여여), 2021 Acrylic and gel medium on canvas 116.7×91cm
화가 장소영이 사용하는 색상은 오방색(五方色)이다. 색상의 선택은 물론 작가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오방색을 사용한다 해서 그가 사용하는 색상의 테두리를 다섯 가지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오방색인 청·적·황·백·흑의 다섯 색이 양(陽)을 나타내는 색이라면 오방색의 중간색 그룹인 오방간색(五方間色)인
녹(綠)·벽(碧)·홍(紅)·유(騮)·자(紫)가 음(陰)을 나타내는 색으로 더불어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우 역시 대상을 묘사하려는 의도에서 온전히 벗어나 있다. 장소영이 채택한 기 백·흑의 다섯 색이 양(陽)을 나타내는 색이라면 오방색의 중간색 그룹인 오방
법은 드리핑(dripping)이다. 화면에 물감을 뿌리는 방식으로서 드리핑은 20 간색(五方間色)인 녹(綠)·벽(碧)·홍(紅)·유(騮)·자(紫)가 음(陰)을 나타내는 색
세기 초현실주의자들이나 추상표현주의자들에 의해서 시작되었으니 그 나름 으로 더불어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사찰의 단청에 녹색이 적색과 함께 자
의 역사와 족보가 있다. 이들 경우는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거나, 그린다는 리잡고 있는 것은 음과 양, 즉 오방정색과 오방간색을 모두 사용함으로써 자연
행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더니즘 미술의 귀납적 결실로 다루어져 왔다. 의 순리에 순응하는 삼라만상의 이치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장소영이 채택하고 있는 드리핑 기법은 실험적 형식이라는 평가의 대상에서 장소영의 작품에서 황색 바탕에 녹색과 적색이 주조를 이루는 경우는 중앙에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장소영의 작업에서 화가가 지닌 개성적 형식과 음과 양이 함께 어우러진 세상의 이치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물
그것을 통해 드러내려는 의미의 차별성을 발견할 수 있다. 론 이러한 해석의 방식은 일반 관객들에게 강제할 것은 아니다. 관객들은 자신
화가 장소영이 사용하는 색상은 오방색(五方色)이다. 이러한 색상의 선택은 의 시선을 사로잡는 보색(補色)으로서 녹색과 적색의 병치혼합(竝置混合) 효
물론 작가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오방색을 사용한다 해서 그가 사 과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도 있다. 그리고 드리핑 되어진 색료들이 만들어 내
용하는 색상의 테두리를 다섯 가지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오방색인 청·적·황· 는 섬세한 질료적 효과에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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