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전시가이드 2024년 03월 이북
P. 48

미리보는 전시







































        자화상, 303×204.5cm, Acrylic on canvas, 2016, 2017  그려지는 손, 72.5x60.5cm, Acrylic on canvas, 2016









                              2024. 2. 14 – 3. 17 토포하우스(T.02-734-7555, 인사동11길 6)





         나를 그린다                                         추상·구상 이분법의 함정과 서용선 회화
                                                        예술의 길을 상징에서 찾는 동시대 미술가들의 태도는 회화를 여전히 추상·
        서용선 초대전                                         구상의 틀로 구분하는 한국 현대미술 담론에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우선
                                                        추상·구상의 구분이 어디서 출발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이렇다.
        글 : 김민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난 추상표현주의를 일본
        서용선의 자화상은 그가 수십 년간 이어온 회화들이 한국에서 흔히 추상의 대       의 ‘미술수첩’이나 미국 ‘타임’지와 같은 미디어로 접했다. 이어 대학가를 중
        척점으로 일컬어지는 ‘구상’이나, ‘리얼리즘’, 혹은 ‘역사화’라는 카테고리에 적   심으로 추상 미술이 ‘아방가르드’로 여겨지며 급격히 확산하는데, 서용선은
        합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의 자화상이 살아있는 몸과 그 감각을 다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역사를 소재로 그리기 시작한 계기를 설명하며 이렇
        루기 때문이다. 구상, 리얼리즘, 역사화 등의 카테고리는 작품 속 내용이나 형     게 말했다.
        태만을 이야기할 뿐, 그것을 만들어내는 작가와 작가가 만나는 세상의 관계
        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는다.                                 “당시 한국 화단을 봤을 때는 추상미술이 대세였고, 특히 미니멀리즘을 새롭
                                                        게 잡지에서 많이 다룰 때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정반대의 입장을 갖고 있었
        그렇다면 서용선의 자화상, 더 나아가 그의 작품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고, 가나아트에 관련 글도 쓴 일이 있어요. 그 때 나는 ‘문학성’, 그러니까 이야
        이 글은 최근 수십 년간 있어 온 주요 현대미술의 흐름과 한국 현대 미술에서      기가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서양 미술에의 전통에도 있다고 이
        의 논의에 비춰 그 답을 찾는다.                              해했습니다. (...) 서양 현대미술을 이해한다는 입장에서 스토리를 다루고 싶


        46
        46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