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김길환 카메라둘러메고 떠나다 3권 촬영노트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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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평사리 부부 송




              논에 물을 대는 시기를 몰라서 대전에서 세 시간을 밤 잠 안 자고 달려갔지만 갈 때마다 허탕을 치고 돌아왔다. 여러 번 허탕을 치고 돌아오니 마음이 상하였다. 해서 마을에 사는 분을 만나서 음료수를 사드리고 식
              사를 대접하며 부탁했다. 보리를 베고 물대는 날짜를 알려 줘 전화를 받고 가면 바람이 불어 반영이 깨져 카메라를 꺼내보지도 못하고 돌아올 때가 부지기수였다.
              이 작품은 장화를 신고 들어가서 촬영하고 정신없이 그냥 돌아오다가 한 시간 후에 돌아가 보니 벗어 놓은 운동화는 없었다. 딱 한번 신은 비싼 운동화였지만 누가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가져갔겠지 생각하며, 9
              전 10기로 촬영해서 오늘에서야 완성한 사진이다. 흥이 절로 났다. 자동차는 현상소로 달리고 있다.
              * 하동 평사리 부부 송 촬영이 꽤나 힘들었다(6년 동안 10번 가서 완성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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