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전시가이드 2020년 07월
P. 59
총석정도,
종이에 수묵, 28.5×45.0cm
겸재정선미술관
조선시대의 많은 문인, 화가들이 이와 같은 총석정의 절
경을 찬미하고 화폭에 담아 냈다. 화가들 중에는 겸재 정
선을 비롯한 단원 김홍도, 유춘 이인문, 소당 이재관, 해
강 김규진 등이 특히 총석정을 잘 그렸다. 오늘날까지 전
하는 겸재 정선의 〈총석정도〉는, 간송미술관 소장의 《신
묘년풍악도첩》, 《관동명승첩》, 《해악전신첩》 등의 〈총석
정도〉 가 돋보이며, 이외에도 여러 점의 겸재 정선의 〈
총석정도〉 가 아름다운 절세의 전설을 전해 주고 있다.
겸재정선미술관 소장본인 〈총석정도(종이에 수묵,
28.5×45.0cm)〉 역시 크게 돋보인다. 겸재 정선의 시선을
따라 화폭을 살펴보면, 일단 정자가 세워진 언덕, 소나무,
파도, 바위 등의 주제부가 또렷하게 보이고, 화폭 오른 쪽
이 바위산으로 채워진 것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비어
보이는 왼쪽 하단을 파도로 처리한 것, 그리고 화면 왼
쪽 상단에 ‘叢石亭’과 ‘謙齋’의 글씨 그리고 ‘백문방인’으
로 균형을 맞춘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북한 지역인 강원도 통천군에서 동해변을 따라 동북쪽으로 7km쯤 올라가면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총석정이 나온다. 이 곳 총석정은 바다 주변에 촘촘히 \이상과 같이 겸재 정선의 〈총석정도〉 는 치밀한 화면 구성과 겸재 특유의 힘
자리 잡고 있는데, 오랜 풍화작용으로 6〜8각형의 기이한 돌기둥 모습을 띄 찬 수직준법, 한쪽으로 치우쳐 찍은 점(편필) 그리고 먹의 농담이 세련되고 생
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곳 총석정은 동해의 장쾌한 바다를 배경으로, 용솟음 동감 있게 드러나 있다. 특히 화폭 상의 크고 작은 3개의 돌기둥에 감도는 바
치듯 높이 치솟는 포말이 돌기둥을 때리는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서 람소리와 쏴〜쏴〜 하는 거친 파도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렇게 시대
관동팔경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치로 대접받고 있다. 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이 많지만, 겸재 정선의 〈총석정도〉 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그 시절 역사의 현장을 마법처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