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전시가이드 2023년 0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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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symphony, 35x40cm, acrlic on canvas
2023. 1. 11 – 1. 31 갤러리쌈지안T.02-725-3589
서미자 개인전 소멸의 장엄함이 동시에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림 속에 행복한 아름다움과 생
명력 넘치는 꽃의 향기를 담으려 애씁니다. 그것은 자연의 풍성함과 더불어 다양
한 자연의 모습(우주의 신비로움이나 시각적 즐거움)으로 표현한 행복입니다. 그
글 : 김윤섭 (미술평론가)
안엔 장자의 무위자연과 물아일체를 통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깊은 위안과 안식을
전하고 싶은 ‘힐링의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인간과 무한한 우주에너지의 가교
서미자 작가의 그림은 일반 풍경화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저 매력적인 풍광 작가의 말처럼, 서미자의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생명성’이다.
을 옮겨놓은 풍경화가 아니다. 그 안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 자연으로부터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숲이나 꽃밭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계절로 보면 가장 큰 생명
교감, 자연 너머의 우주관이 한꺼번에 담겨 있다. 그래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짐 력이 돋보이는 ‘완연한 봄과 한여름의 중간’ 정도 된다. 그녀가 그린 이 시기의 숲은
작할 수 있는 ‘농사(農事)’에 대한 개념을 빗대어 보면 이해가 좀 더 쉬워진다. 농사 수십 종의 식물들과 야생 꽃들로 가득하다. 정확한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다
과정에서 인간의 제 역할은 ‘하늘과 땅의 교감을 중개하는 것’이다. 서미자 작가가 양한 식물군이 연출해낸 ‘생명력의 하모니’에 주목할 따름이다. 일정한 거리와 시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인간과 자연의 교감’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 점에서 제각각의 식물들을 한꺼번에 조망해낸 대목에서 서미자 작가의 노련미가
것은 ‘자연이 지닌 생명력에 대한 예찬’이다. 돋보인다. 특히 클로즈업 된 풀숲의 세밀하고 풍부한 공간감과 화면의 상하좌우를
평면성으로 처리한 ‘탁월한 대비감’이 주목된다.
“봄날의 활짝 핀 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꽃잎은 이내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그 흩날리는 꽃송이에는 생명의 정점에서 발하는 아름다움과 함께, 그 명을 다한 서미자 작가가 작품의 기저에 품고 있다는 ‘장자의 무위자연과 물아일체’는 동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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