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전시가이드 2020년 05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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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작가






































        Yellow light & Space 142.5×204cm Oriental ink on korean paper 2019  Black frame & space, 143×205cm, Oriental ink on korean paper, 2019









        실적인 상황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이미지로서의 문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색채이미지는 달라진다. 그가 합성하고 있는 색채이미지는 빛의 스펙트럼이
        작가적인 상상력의 진폭이 얼마나 큰지를 말해준다. 그는 그 성채에서 지구와       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따스하면서도 밝고 발랄한 느낌의 색채이미지는
        태양계, 은하수 그리고 우주를 아우르는 확장된 공간개념을 통해 스스로의 존       의도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심리적인 요인과도 연관성이 있다.
        재를 보다 넓은 세계로 내보내고자한다.                           화면을 빼곡하게 채운 무수한 점의 이미지는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의 인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로지 별만이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그의
        그에게 문은 아주 작은 존재인 나 자신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된 개인적인        시선은 시각적인 범위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다시 말해 시야밖에 존재하는
        욕망의 탈출구, 즉 무한의 우주를 탐험하기 위한 전초기지나 다름없다. 세계       별 너머의 별, 또 그 너머의 별들까지 투시하는 셈이다. 이는 상상의 범위를 넘
        는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우주를 유영한다. 다시 말해 사유는 단지 어느 별을     어서는 지적인 이해, 또는 사유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의 작품에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 별에 닿는 초능력을 가졌다. 만일 사유의 작용       자주 등장하는 핑크는 사랑과 행복의 감정을 유발한다. 따라서 핑크색은 힐링
        이 뇌파에 비유될 수 있다면 별에 이르는 속도는 우주의 그 어떤 빛보다도 빠      과 치유의 효능이 있다. 삶에 대한 긍정의 에너지를 내재하고 있는 까닭이다.
        르다. 인간에 제시하는 속도개념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주의 빛이 지닌 속도       또한 노란색은 부귀와 권위, 지혜, 관능 등의 상징성이 있다. 이들 색채를 선호
        를 실감케 하는 것은 유성이다. 빛은 실체가 없으나 유성을 통해 빛의 속도를      하는 그의 작품은 그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의식적이든 또는 무의식적이
        실감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조형적인 사유를 시각적인 이미지로 변환하기        든 간에 그림에 나타나는 색채이미지는 작가의 심리상태 및 욕망의 표출이다.
        위해 빛을 불러들인다. 그림 속에 표현되는 색채는 다름 아닌 빛의 현현이다.
        따라서 무한공간에 띄워놓은 문의 이미지는  빛과 교감한다. 빛은 인위적으로       사진을 이용한 콜라지 작업은 또 다른 형태의 공간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 우주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 먼 곳의 빛을 받아 자     근이 명확한 실내공간의 이미지를 조합하고 재구성하는 중층구조의 조형어
        연이 이루어지고 생명이 탄생했다. 빛의 상대적인 개념으로서의 어둠은 빛보        법은 그 자체로 신비적인 요소를 품고 있다. 사진을 완벽한 회화적인 이미지
        다 더 먼 곳에서 출발한다. 이 세상이 온통 암흑이었던 그 최초의 상황을 상정     로 탈바꿈시키는 조형감각은 비범하다. 거기는 핑크가 지배하는 세상인데, 의
        한다. 그의 작업에서 보이는 추상적인 공간 및 색채이미지는 어둠을 밝히는        표를 찌르는 감각의 기하학적인 구성구성이 예사롭지 않다.
        존재로서의 의미도 내포한다. 오로지 별들로만 채워지는 우주의 색깔은 단지
        어둠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의 그림에서 보는 색채이미지는 우주의 성       그의 조형세계는 비현실적인 공간설정을 통해 초월적인 가치로서의 미적인
        단이나 성운, 또는 별들의 폭발에서 만들어지는 빛일 수도 있다. 색채이미지는      이데아를 꿈꾼다. 그러면서 거기에 힐링과 위안 그리고 치유의 기운을 불러들
        자연에서 취하는 것이 아니다. 상상력의 진폭에 따라 또는 사유의 깊이에 따라      임으로써 시각적인 이미지를 뛰어넘는 영적인 울림을 전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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