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전시가이드 2020년 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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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ary island Lying down and enjoying nature Toward a wider worldⅡ, 110×40cm, 2017
Mixed media on korea paper, 80×40cm. 2016 Mixed media on korea paper, 80×40cm. 2016
내 삶의 근저에서 끊임없이 요동치는 내 안의 물결 이야기를 마음 깊이 담아놓고만 있었다.
하지만 15년에 이르는 동안 내 필 획은 파문(波紋)에 앞서 이미 하늘·산·들·바다로 이어지는
유기적 관점을 표현하고 이해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다져왔다.
선이라고 하며, 이 선이 만유의 공간에서 직(直), 곡(曲)의 양자 형태로 나타나 필획에서 나오게 되는데, 절묘한 필획의 구현에 따라 선형은 비로소 심상에 파
게 된다. 이 같은 선은 그 형태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는데, 그중에서도 고드는 음악이 되고 시가 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내 그림은 반복하여 생성되는
곡선에 나타나는 미(美)적 감각에 의한 정감은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보편적 곡선형의 파동을 통해 오감으로 전해오는 울림과 리듬을 쉽게 감응해낼 수 있
아름다움의 원형을 이룬다. 곡선미의 감흥은 회화에서 더욱 뚜렷한 현상을 보 는데 이는 곡선이 음악적 리듬으로 표출되는 현상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는데, 표현형식에 있어 충돌과 경계,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유동적 조형 나의 “WAVE-ISLAND”가 음악과 쉽게 결부 지을 수 있는 것처럼 시(詩)적 요
미를 제공한다. 또한, 곡선의 속성인 조화 · 균형 · 배려 · 소통의 하모니가 자 인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내 회화적 표현형식이 이미 시정화의(詩
리하고 있다. ‘순수 자연성에서 우러나오는 곡선미’를 강조한 스페인의 건축 情畵意)의 미학적 어법을 추구함으로써 거기에는 음악적 리듬이 용해되어 나
가이자 수학자인 안토니오 가우디는 “직선은 인간이 만든 선이고 곡선은 신 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 그림에서의 시적, 음악적 요소는 동양회화의 근
이 만든 선”이라고 해석할 만큼 곡선미의 개념이 자연미의 원형임을 제시하고 간인 골법용필(骨法用筆)의 의미와 깊게 상응하고 있다. 이는 시가 하나의 형
있다. 이같이 자연의 미를 곡선미의 연속 선상에서 이해한다면 인간의 보편적 식을 갖추기까지 언어를 함축해 군더더기를 없애는 것처럼, 회화 역시 골법용
이해를 축으로 한 회화적 관점이 서로 상응해 결국 곡선미의 속성은 자연미라 필의 절제미와 철리(哲理)가 상통하는 이유이다. 즉, 시가 함축과 비유를 통해
는 결론을 얻게 된다. 따라서 나는 이러한 자연에 펼쳐진 물결의 선조(線彫)를 뜻을 전달하듯, “WAVE-ISLAND” 역시 하나하나의 필획에 함축적 속성을 은
조형 어법으로 삼아, 표현형식의 기능적 역할은 물론 회화적 가치는 물론, 미 연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회화가 공간에서 형(形)을 구사한다
학적 근거와 의미를 구현하고자 한다. 면 시는 인간의 심성을 통해 사유의 공간에서 율(律)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맥
락이다. 나는 결국 곡선의 문리를 통해 이러한 양자의 관점에서 시적인 의미
나의 “WAVE-ISLAND” 전반에서는 리듬을 중요시한다. 리듬의 근간은 결국 와 음악적 표현형식을 회화 전반에 표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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