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전시가이드 2023년 0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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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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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matic solitude8 65.0×53.0cm 아크릴, 혼합재료, 2023
있다. 뽀얀 피부색과 아름다운 양감 및 곡선을 사실적으로 묘사해온 기존의 데 곡선, 다시 말해 부분적인 윤곽선만으로도 매혹적이라는 사실을 설득하려
누드 그림에 반하는 길을 택했기에 그렇다. 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많은 부분이 화면 밖으로 나간 작품은 얼핏 누드
화가 아니라 구성 작업처럼 보인다. 번짐과 그러데이션으로 실루엣처럼 모호
그는 선택한 아름다운 여체에 관한 일반적인 상식과 상상을 깨는 데 초점을 하게 처리하는 작품은 누드가 아닌, 순수한 구성 작업이라고 해도 충분히 납
맞추고 있다. 물론 여전히 아름다움의 상징으로서의 누드를 소재로 한다는 점 득할 수 있다. 그의 누드 작업에서 가장 뚜렷한 특징의 하나는 색채 포름이다.
에서는 다르지 않다. 다만 일반적인 자연미로의 여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 누드를 중심으로 하여 그 주변에 배치한 꽃이나 나뭇잎과 같은 이미지는 구
움을 다른 방법으로 해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여기에서 그는 일차적으 체적인 형태를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서로 다른 색채이미지를 통해 형태를
로 사실적인 묘사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 감성적인 표현을 불러들인다. 사실 분별할 수 있다. 특히 보색과 같은 강한 색채대비 혹은 평면적인 색채대비가
적인 이미지가 이지적이라면 형태 묘사로부터 자유로운 자의적인 해석은 감 화면을 간결하게 이끌어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윤곽선이나 구체적
성적이다. 무엇보다도 번짐이나 그러데이션과 같은 표현기법은 풍부한 감성 인 묘사를 통해 형태를 구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색채의 대비에
적인 이미지에 효과적이다. 서 오는 색채 포름이 형상을 이끌어 간다.
그의 작업에서 남다르게 보이는 점은 구성이다. 여체의 아름다움을 포기하 작품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평면적인 색채대비로 인해 누드의 이미
는 뚜렷한 징후의 하나는 여체가 화면 밖으로 나가는 담대한 구도에 있다. 다 지가 명쾌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이렇듯이 누드의 이미지를 통해 다양한 조
시 말해 여체의 어느 부분을 화면 밖으로 밀어낸다. 한마디로 신체가 지닌 아 형적인 변주가 일어난다. 어떤 특정의 조형적인 공식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
름다움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구성에서 시각적인 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여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색다르게 표현하려
파격이 생긴다. 인물화에서는 신체 전체를 보여주는 걸 자연스럽게 여긴다. 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누드 그림은 시각적인 즐거움과는 다른 조형적인
반면에 그의 경우처럼 신체의 어느 부분이 화면 밖으로 나가게 되면 파격적 모색에 의미를 둔다. 어쩌면 여체라는 대상을 매개로 하여 그 자신이 가지고
인 구도라고 느낀다. 있는 미적 감수성을 드러내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모른다. 한마디로
형태미보다는 색채대비와 간결한 구성 그리고 색채 포름으로 이루어지는 누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구태여 신체를 화면 밖으로 밀어내는 건 드를 지향하는 것이다.
인체를 구성적인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체의 아름다움 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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