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전시가이드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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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행사


         KMAF 대한민국현대미술제 대상(올해의 작가상)
        박현수_삶을 그리다



        글 : 대한민국현대미술협회 제공













































        세월식탁, 65.1×80.3cm, 장지에 분채, 2023




        박현수 작가의 그림은 늘 삶을 향해 열려 있다. 그는 묻는다. “그림에 삶을 담    거벗은 나무처럼 생명력 자체로 빛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지 않는다면,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요?” 이 물음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그      그리움의 정점에는 아버지가 있다. 베트남 참전 이후 한평생 국가와 가족을
        의 작업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이다.                          먼저 생각했던 아버지. 손수 장을 담그시던 손길은 그에게 <전통 수호, 아버
                                                        지>라는 이름으로 남았다. 고단한 시대의 무게를 짊어진 아버지의 삶은, 이제
        <세월 식탁>에는 기쁨과 슬픔, 분노와 따뜻함이 한 자리에 모인다. 가족이       그림을 통해 하나의 초상화이자 상징으로 되살아난다.
        라는 울타리 안에서 매일 오가는 감정의 파동이 식탁 위에 차곡차곡 쌓인
        다. 식탁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세월이 머물고, 관계가 자라며, 사랑이 흔     하지만 박현수의 화폭은 단지 과거의 기억에 머물지 않는다. <네 꿈을 펼쳐
        들리는 공간이다.                                       라>, <책가도, 너의 지혜를 펼쳐라>는 미래를 향한 메시지다. 아이들에게, 그
                                                        리고 다음 세대에게 그는 속삭인다. “꿈이 있으면 삶은 늘 아름답다.” 전통 채
        그의 시선은 가족을 넘어, 세상을 향한 그리움으로 뻗어간다. <Non-contect   색의 단단한 색채 속에 새겨진 이 말은, 결국 자신을 향한 다짐이기도 하다.
        society>는 버튼 속으로 숨어버린 현대인의 얼굴을 그려낸다. 작가는 여전히
        주인장을 먼저 찾고, 대면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구세대다. 그러나 그 ‘낡음’은     협업 작업인 <사진작가의 꿈> 시리즈는 또 다른 전환점이다. 타인의 꿈을 그
        오히려 본질에 닿아 있다. 우리는 모두 스크린 뒤에 가려진 존재가 아니라, 벌     려내며 그는 깨닫는다.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는 일, 그것이 곧 자신의 행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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