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전시가이드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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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6×137cm, 장지에 혼합재료 2025

글 : 갤러리Pal 제공

홍효 작가의 회화는 ‘멈춘 시선’을 주제로, 일상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기억과 감각의 시간을 담아낸다. 가지 없
는 겨울 숲처럼 곧게 뻗은 ‘세상의 시간’과 그 속에 교차
하는 비선형적 내면의 시간은 화면 위에서 겹겹의 흔적
과 색채로 드러난다.

작가는 꽃과 사람,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서 언어로 설명
할 수 없는 순간들을 붙잡는다. 화면 위에 쌓여 가는 흔
적과 흐르는 질감은 무의식의 뒤엉킴을 상징하며, 일상을
살아내는 존재의 시선을 보여준다.

2025년, 고통과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는 그림을 붙잡으
며 “일상을 떠난 삶은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멈춤’과
‘움직임’의 모순은 삶을 긍정하려는 태도로 이어지고, 작
은 씨앗처럼 흩어진 시선은 관람자의 내면에서 ‘존재의
가치’로 피어나길 바란다.
멈춘시선, 130.3×97cm, 장지에 혼합재료,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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