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3년 07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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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Khora-150503, 33.5X24.5cm, mixed media on canvas. 2015
무의공간(無意空簡)의 조형미
김영운작가의 작업은 무의공간에 대한 사유적(思惟的) 인문을 시각적 이미지
서양화가 김 영 운 화 하는 회화적 접근으로 담론화(談論化) 하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인간과 나
아가 천체의 생성과 소멸에 이르는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나타내고자 전
업 작가로써 천착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의 시각은 다양한 형태를 가진 인간
글 : 김재덕(갤러리한 관장 칼럼니스트) 사의 찰나, 영겁에 관심을 갖고, 작가만의 아우라(Aura)를 통해 투영과 반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공간(khôra)을 확보, 자신만의 고유성을 확보한 작품을 완성
한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고 시공간적 삶의 연결선에 현재와 과거가 동
광활한 우주천체(宇宙天體) 공간을 인간의 사고범주 내에서 그 크기를 가늠 시에 역사가 되고 신화가 되는 또 다른 시뮬라크르(Simulacre)의 세계를 재
할 수 있을까? 생각 할 수 있는 만큼의 무한영역에 더하고 더하기를 반복하여 배치하여 감상자들의 미적 감수성을 확장시켜 주고 있다.
도 무의공간(無意空簡)인 천체를 규정할 수 없을 것이다. 빅뱅이론(bigbang
理論)은 태양계 밖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하며 대략 138억 년 전에 우주의 출 “내 작업은 인간으로부터 우리 삶을 감싸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의 신화에
발점이 되는 이전 단계의 공간, 시간, 에너지, 물질의 상태에 대한 추론이다. 빅 대해 표현하고 있다. 순간의 신화는 우리의 이야기이고 또한 내 삶의 발굴에
뱅 이론에서는 전부터 존재했던 무엇인가가 있어서 폭발한 게 아니라 밀도가 서부터 시작되는 내 삶의 발견이기도 하다...”
높은 지점이 생겨 큰 폭발이 일어나면서 우주가 출발했다는 이론적 주장이다. -김영운 작업노트 중-
무엇인가로 추론하는 이전 단계의 공간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모르기 때문
에 '무의공간(無意空簡)'이라는 표현으로 상상할 뿐이다. 작가의 화폭에 그려져 움직이는 미지의 이미지 또는 미세한 점(點)들의 반복
적 묘사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천체의 무의적 공간구성을 요지(了知)하고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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