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전시가이드 2022년 04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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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백종훈, when we were together, 185x185cm, oil pastel, acryic on canvas, 2021 파랑, 땅의 초대(invitation), 90 x116cm, oil on paper, 2020
2022- 4. 7 – 5. 7 비디갤러리 (T.02-3789-3872, 명동역 3번출구)
Flexible Distance
요소들이 의식과 무의식에 혼재된 상태로 남아 작품에서 다양한 요소로 영향을
백종훈, 파랑 2인전 주고 있다.
파랑 작가는 수년간 인간 외적인 것, 자연 외적인 것, 암흑, 비현실, 그리고 무의식에
끌리고 혼돈이나 허무에 끌렸다. 또한 인간과 나라는 존재의 삶에 대한 작업이
글 : 비디갤러리 제공
이어졌다. 인간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불편할 정도로 비판적이었다. 그것은
작업에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인간에 대한 적개심은 작업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비디갤러리에서는 4월 7일부터 5월 7일까지 백종훈, 파랑 작가의 2인 기획 초대전 인간에 대한 이러한 시각은 자연과 동물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Flexible Distance> 를 진행한다. 파랑 작가의 그림엔 숲과 야생 동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날 것 그대로의 삶의
백종훈 작가의 작품은 하나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기 보다는 '누군가'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순수하기에 잔인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냉정한
에게는 '어떻게' 읽힐 만한 '불분명한' 이야기, 정확히는 어떤 장면을 보여 준다. 우리 세계.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직설적인 삶의 모습을 포착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삶은 늘 '모호함'이라는 단어 위에서 제대로 된 정체성을 가진다고 생각하는데, 오직 야생 생물들과 자연만이 그러한 세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파랑 작가의
친숙하고 평온하지만 이내 곧 낯설고 뒤죽박죽 편집된 상황극 같은 삶의 감각을 그림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야생 동물들의 삶이 있다. 인간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달해 준다. 구체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여러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하나의 삶이 아닌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의 삶을 드러내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선
공통적인 정서가 있다면 화면 속 인물들의 고독과 서로의 동질감일 것이다. 한 작업을 할 때 작가 자신이 그림 속의 존재가 되어야 했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고
화면 안에서 이미지들은 끊임없이 뭉치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는데, 같은 그들이 보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려고 했다. 적당히 예의 바르고 적당히 사교적이며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꾸고, 함께 있어도 서로 고독한 현대를 살아가는 적당히 친분을 쌓는 과정 속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극단의 날카로움과 투명한 것이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동물과 어린아이, 낯설음, 두려움, 우스꽝스러움 같은 있다. 그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자연과 동물을 그린다. 걸러지지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던 최초의 강렬한 기억은 아마도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않은 야생의 거침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의 삶 속에는 작가가 평생을 두고
나라의 앨리스' 같은 어릴 적에 본 만화영화일 것이다. 낯선 풍경들, 의인화된 표현하고 싶은, ‘ 시리도록 차갑고 아름다운 삶의 본질’ 이 숨겨져 있다.
동물들과 기이한 인물들과의 조합, 결국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엔딩장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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