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전시가이드 2022년 04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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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ertic Flow_01,02,03_acrylic on canvas_116.8x273cm_2022  Energertic Flow_B1,B2,B3_acrylic on canvas_116.8x273cm_2022




























                          More than ever_acrylic on canvas_150x150cm_2020     오래오래 함께_acrylic on canvas_60.6x72.7cm_2021







            굵은 붓질로 색감을 먼저 정하고 큰 마티에르를 초벌로 이어낸다. 마지막 보       변과 연계된 모든 것들을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추출하던 시기, 눈
            여 질 색감을 베이스로 삼고, 세필에 의한 다양한 붓질은 직관에 의해 난색(暖     을 가린 그림 속 소녀들은 상상속의 움켜진 에너지를 좇아 나의 꿈일 수도 있
            色)과 한색(寒色)을 개입시킨다. 큰 붓에서 작은 붓으로 진행될 때 만들어지는     고 어머니의 소녀시절일 수도 있는 아쉬움의 한 조각을 되새김질 했다. 색이
            색의 뉘앙스들이 하나의 색 덩어리로 이어지면서, 삶의 다양한 동력들에 대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2012년부터 원의 형상(얼굴덩어리)은 묶여있는 현실인
            스토리텔링이 펼쳐진다. 기존 숲 시리즈로부터 이어온 자연색의 파노라마들         식의 대상이 되었고, 실존과 시선에 대한 이야기들은 라캉의 “거울시리즈”, 이
            은 파도와 같은 회오리 속에서도 그린·블루·레드계열의 시지각과 만나 형상        른바 바라봄의 이야기들로 엮어내기 시작했다. 2013년 뉴욕에서 한 달 살기
            성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꾼다.                                 이후, 간직하고 싶은 순간의 느낌들을 그림들로 표현한 작가는 꿈틀거리는 얼
                                                            굴과 봄날의 기운을 오펠리아 같은 님프시리즈에 대입시킴으로써 “님프가 숲
            꿈=욕망 덩어리, 꿈틀거림에 대한 시적(詩的) 서사                    에 살지 않을까”와 같은 시적 서사가 작품으로 구현되었다. 2014년 자연대상
                                                            을 그린 스페인 레지던시(2014) 시기부터 광활한 자연 속에서 만난 ‘에너지 드
            작가는 언어유희에 능하다. 초기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의 인간들을 디지털        로잉’이 시작된다. 거시풍경과 미시풍경의 자유로운 시각이 작품 안에 등장한
            이미지로 표현한 작가는 에너지드로잉의 원형을 ‘꿈틀거림=인간에 대한 시적        것도 이 시기부터이다. 현재 이어진 자연대상의 풍경 속에서 홍수정으로 대표
            서사’ 속에서 찾았다. ‘슈퍼홍(Super Hong)’이라고 명명된 꿈틀거리던 아이들  돼 온 ‘소녀드로잉’은 숲덩어리로 흡수되어 자연과 일체된 양식으로 치환되었
            은 머리가 큰 욕망덩어리의 인간으로 표현되었고, 욕망의 낱알들은 ‘드로잉의       다. 면적 구성에서 선적 구성으로 이어진 작가의 전환 과정은 그 흐름과 양식
            형상’이 되어 오늘에까지 작품의 주요 요소로 등장한다. “나뭇잎을 따라 그리      이 작가의 현실인식(경험적 이해)과 일체화되어 향후 새롭게 도전할 작품을
            다 보니 움직이는 꽃잎 사이로 숨겨진 에너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세상의       상상하게 만든다. 홍수정의 ‘Energetic flow’는 자기 서사의 진행과정이자 우
            모든 관계에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담겨있다. 그 꿈틀거림이 ‘욕망 덩어리’      리가 새롭게 만날 미래를 향한 도전적 행보를 담는다고 할 수 있다.
            가 되어 우리의 꿈을 실현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작가는 형상성이 희미
            해진 인간과 숲의 관계성을 그리는가 하면, 이목구비가 상실된 인간(오필리        홍수정 작가의 작품은 4월 9일부터 22일까지 유중아트센터 3층에서 만나볼
            아, 히틀러 등)을 자연과 관계 시키는 신화적 형상들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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