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전시가이드 2022년 04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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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포도, 176x122mm, 알미늄판, 각파이프, 우레탄수지도료, 에폭시, 동, 철
이곳에서 작업까지 겸했지만, 차츰 작업만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따로 필요해 공예품을 그때그때 쓰임새에 맞는 최적의 디자인으로 형상화하여 제작한 경험을
바로 옆에 확보한 작업공간에서 하고 싶은 각종의 작업을 마음껏 시도해보며 많은 통해 터득한 완숙한 기법과 손길부터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손맛이 우러나기에,
시간을 한길로만 매진해왔다. 오랫동안 주로 동을 다루어오는 동안 그는 녹청 그의 이러한 작업은 별도의 회화적 눈속임의 틀이 필요 없는 있는 그대로의
기법인 파티네이션이나 황화칼륨으로 변색을 유도하는 유화가리 등 동의 표면을 진솔하고 소박한 정서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러한 작업이 품고 있는 정서는
처리하는 기본적 기법은 물론 여러 실험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손에 익힌 새로운 또한 그의 작업실이 위치한 산자락과 나무 등이 우거진 자연 공간에서 작가의
기법을 그때그때 떠오르거나 필요한 각종의 디자인에 응용해보며 다양한 종류의 마음속에 시간과 함께 켜켜이 쌓여온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고스란히 무르익어온
작업을 시도해왔다. 디자인을 실생활에 응용한 공예작업을 위해 그가 해왔던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작가의 마음속에 자리한 고향이나 지난날의 한국적
작업은 조명을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주종이지만 이밖에도 다종다양한 정서를 환기하는 풍경 등이 질박하게 변주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풍경은 한국인의
품목을 끊임없이 용도에 맞게 고안하고 만들어 보기도 했다. 의식 속에 내재하는 고요한 아침이나 오후의 한때, 또는 황혼의 경치에 깃들어있는
고즈넉한 향수를 환기하여 보는 이들의 마음에 알게 모르게 깃들어있는 마음의
이렇게 동을 다루는 작업을 통해 손에 능숙하게 익은 재료와 그로부터 터득한 고향으로 귀향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치유의 감정을 소환한다.
동판의 표면효과를 응용하여 그는 언젠가부터 동판 표면에 안료를 혼합한
합성수지를 발라 평면에 나름의 바탕 효과를 내는 그림의 배경을 조성하고 그 오랜 탐구의 자세로 계속해온 작업을 통해 동판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터득한
위에 갈대, 대나무, 연꽃, 연잎, 수국, 민들레, 포도송이, 등 자연의 소재를 조형화한 그의 장인적 태도와 손길은 이를 필요로 하는 여러 작업의 부름에 호응하여 곧잘
오브제를 배치하여 고부조(high relief)와 같은 성격을 띤 입체적 평판 작업을 응용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이곳저곳의 가족 공원의 의뢰를 받아 높이가 10
병행해왔다. 이러한 작업은 말하자면 회화와 부조가 만난 듯한 효과를 보이기도 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피노키오 조각상을 비롯해 어린 왕자, 피에로 등의 친근한
하는 것으로서, 회화적 평면 공간과 공예적 오브제의 어울림이라고 부를 수도 동화 캐릭터의 대형 입상을 동판을 두드리고 접합한 뒤 채색하는 방법으로 여러
있는 독특한 창작품이다. 동판을 오리고 손질하여 연잎이라든가 연꽃, 민들레꽃, 차례 제작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그가 이제껏 작업을 해오며 마음껏 다뤄온
댓잎 등의 사실적 대상의 특성을 잘 묘사하여 만들어낸 오브제들은 이들이 붙여진 동판에 대한 능수능란한 장인적 기술과 동판의 표면 마감과 착색을 위해
바탕으로 칠해진 재료 자체의 물성에 우연의 효과가 더해진 배경과 만나 한 층 시도해보았던 다양한 기법뿐 아니라 동판에 합성수지를 발라 그림을 그려보는
더 그 효과를 배가한다. 여기에는 물론 그가 오랫동안 여러 가지 재료를 다뤄온 등 각종 처리방식을 연구해보고, 이를 통해 표면을 마감하여 부식을 방지하고
장인으로서의 손길이 층층이 배어있다. 이렇게 평면에 나타난 표면효과에는 그의 다양한 색상과 질감 효과를 내어 본 수많은 경험이 마디마디 고스란히 녹아들어
오랜 작업의 경륜에서 손에 익은 자연스러운 기법이 적용된 것으로서 작품의 있다. 따라서 완벽한 모델링을 통해 거푸집으로 찍어내는 방식의 동상 조형물
바탕에 풍부한 공간감을 부여한다. 그 위에 붙여 주어지는 입체적 오브제는 그 제작에서는 느껴질 수 없는 자유로운 손맛이 깃들어있는 이러한 캐릭터가 주는
자체로 독립된 공예적 조형물인 동시에 자연물에 대응하는 구체적 사물로서 친근감은 매우 각별하게 다가온다. 평판 위에 금속공예의 자연적 오브제들을
이들은 미술적 대상과 공간의 관계로 서로 공존함으로써 보는 이에게 색다른 접합하여 제작한 근작들을 아주 오랜만에 내보이는 이번 전시는 그가 이 모든
상상력과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합성수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표면 장인적 경험의 완숙미를 종합하여 공들여 완성해낸 또 하나의 작품세계를 마음껏
처리된 배경에 해당하는 공간에는 그가 오랫동안 동을 다루며 터득한 익숙한 느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리가 될 것이다.
질감과 터치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으며 여기에는 그가 수천 가지의 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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