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전시가이드 2022년 04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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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전시





































                For you, 56x110x250cm,  cotton thread, metal thread, gauze, linen, 2022





                                      2022. 3. 17 – 3. 22 한새갤러리 (부산)






       Connection, 'Human & Nature-Network’           인간의 관계는 어떻게 이해되어 왔는가”를 질문하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질 수밖에

       이성은 개인전                                        없다.  작가가  추구하는  ‘공생(共生)/공존(共存)’의  미학은  바로  서로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책임 있는 세상을 향한 시도이다. 자연을 향한 작가의 사유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온 ‘우리의 삶 그 자체’를 반성적 경계에서 살펴봄으로써, ‘
                                                      숨결(Breathe)=희망(For you)’의 메시지를 작품 안에 녹여내는 과정이라고 할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수 있다. 조형언어를 넘어서는 사유의 전환은 인간으로서의 결핍, 외로움, 불안정
                                                      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를 일깨움으로써 자연스럽게 “인간과 자연의 창조적
                                                      공존”으로 이끄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성은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관한 시적 언어를 ‘섬유’라는 매개체를 통해
       구현한다. 인간존재에 관한 실존적 물음이 첫 개인전 《Eternal Web》 이었다면,   자연과의 공존, 너를 위한 희망의 길
       두  번째  개인전  《Connection》(부산  한새갤러리,  3.17-3.22)은  자연존재와의   자연이 주는 깨달음에 대해 작가는 “자연은 위대한 예술을 완성하는 매개자”라며
       대화를 통해 ‘생동하는 자연의 법칙’을 ‘공존의 질서’속에서 이야기한다. 작가는   “존재 자체로의 색과 형태에서 오는 진솔함이자 경이로움을 안겨준다.”고 말한다.
       평소  사유의  장소성과  신체성이라는  안과  밖의  이중  언어를  인간과  자연에   자연이 주는 연대감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고자 하는 바람은 《Connection》 전시의
       대입해 ‘조화로운 관계망’을 작품의 핵심주제로 삼아왔다. 이번 전시는 활기를 띤   큰 테마이기도 하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모습을 담은 <Breathe into being>은
       부산에서의 삶이 젊은 작가에게 어떻게 자연에 대한 사유로까지 이어졌는지를       초록색과 보라색의 섬유재료를 통해 식물의 순수함을 탐색하고 캔버스 사이가
       <Breathe into being>, <Hold>, <Green Horison>, <Vein(잎맥)>, <For you>,   호환되는  소통을  장을  마련함으로써  ‘생명=숨’이  순환되는  시각을  보여준다.
       <Breathe> 시리즈 등을 통해 보여준다.                      이어진 <Hold>는 시간성을 담은 작품으로, 갈변(褐變)되는 과정 속에서도 자연의
                                                      균형을 잡아가는 실루엣을 섬유자체의 특성만으로 포착한다. 불안정함과 허무함
       ‘식물'의  유기적  연결망은  결국  ‘자연’이란  말로  귀결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속에서도 죽음을 향해하는 갈변의 과정은 어쩌면 인간이 삶 속에서 느껴야하는
       아우르는 ‘스스로 그러하다(自然)’는 단어는 꽤 어려운 의미를 지닌다. “자연과   불안함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표현이 아닐까.  <Green Horison>는 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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