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문득(聞得)_마음을 그릴 때 꼭 들어야 할 작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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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선 미









           마음이 닿길 _ 그대로



           ‘왜 불편한 관계는 반복될까?’의 저자인 나는 책 제목처럼 관계 속에서 갈팡질팡 했었다. 심리적으로
           가까워진 관계에선 아이처럼 웃고, 조금만 불편해도 그 관계에선 기를 펴지 못했었다. 그래서 단 한 사
           람이 나를 알아주고 챙겨주면 너무 고마운 겁쟁이였다. 이런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기까지는 난 많은
           관계에서 상처를 받았고, 또 누군가에겐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이것도 잘 알게 된 건, 내 편이라 생각
           했던 사람이 어느 날, 다른 사람 옆에 앉아서 나를 모른 척 했을 때, 나는 아찔했다.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고, 내 몸은 얼어버리는 것 같았다. 내가 어른이고 전문가라는 사실, 여러 가지 사회적 역할을 잘
           해내고 사는 사람이란 걸 까마득히 잊어버릴 만큼. 압도적인 감정이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처음엔 너무 놀랐고 신경은 극도로 예민해져서 가족들만 불편하게 했다. 그리고는 화가 나고 억울해
           서 정말이지 꼭 내가 겪는 이 감정을 그 사람에게 되갚아 주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참 슬프다는 것을. 그런 사람을 믿고 마음을 준 내가 바보 같고 싫었다. 결국엔 내가 나를 놀리고 미워
           하고 싫어하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혼자일 때, 산책길에 올려다본 전봇대에 ‘마음이 닿길’이라
           는 방향표시는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게 항상 관계 속에서 내 마음이었음을.

           그저 ‘내 마음 같겠지, 나와 같겠지’ 하는 마음, 순진하도록 경직된 내 마음에 이젠 트레킹 하면서 발견
           한 바위 위에 있는 연두 이끼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바위와 이끼가 그렇게 아
           름답고 조화롭게 있었다. 관계도 그런 것 같다. good and bad 나누며 사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
           처럼 누구도 어울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다. 함께 있을 때 당신
           의 마음이 편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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