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문득(聞得)_마음을 그릴 때 꼭 들어야 할 작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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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虫夏草현대인
동충하초는 겨울(冬겨울 동)에는 곤충(蟲벌레 충)이고
여름(夏여름 하)엔 약초(草풀 초)가 되는 신비로운 식
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곤충의 내장을 양분
삼아 겨울을 나고 여름에 자실체가 성장하는 균류의
일종으로, 쉽게 말하면 기생 버섯이다. 겨울을 나고 나
면 곤충의 내장은 사라지고 버섯과 같은 성분으로 가
득 차게 된다. 즉 곤충은 균류의 숙주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어떨까. 내 의지대로 하루를
산다고 믿지만 실상은 뇌가 없는 좀비처럼 나의 의지
와 무관하게 회사인으로, 가장으로, 여러가지 필요와
요구에 의해 이리 저리 내둘리고 있다.
돈(金)의 숙주가 되어, 욕망의 숙주가 되어, 관계의 숙
주가 되어 나답지 못하게 기계화되어 살아가는 현대인
의 삶을 표현해 보았다.
금충하초현대인 47x40x200cm 금속, 목재, 자갈, 에나멜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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