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샘가 2024. 11-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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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단 동편의 길르앗을 포함한 이스라엘 전체가 미스바에 모였습니다. 당시 이스라
엘 전체가 모였던 미스바는 베냐민 지파에 속한 이스라엘의 중앙 성소 기능을 했던
장소였습니다.
미스바에 모인 이스라엘(1-7) 레위인에게 기브아 사람들의 악행에 대해서 자초지종
을 듣게 됩니다. 모두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레위인의 설명
과 이스라엘의 대응에 대해 단지 레위인의 억울함과 분노에 공감하는 정도로 이해
해서는 안 됩니다. 어쩌다가 레위인은 아내가 아닌 첩을 두게 되었는가? 그리고 그
첩은 왜 레위인을 떠났던 것인가? 그리고 기브아의 불량배들의 끔찍한 요구에 레위
인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해서 하나로 모아지는 답은 이스라엘 백
성들의 삶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성
소 미스바에 모인 이스라엘은 이러한 문제의식과 의로운 분노로 모였던 것이 아닙
니다. 일벌백계, 자신들 가운데 벌어진 비행과 악행에 대해 본보기를 보여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기록된 내용 가운데 레위인과 그곳에 모인 이스라엘 40만 명의 장
정들에게서 수치심이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들은 이미 세상
과 구별된 말씀 그리고 언약의 공동체가 아닌 세상과 같은 이익공동체로 변질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을 치려 제비를 뽑다(8-11) 성소인 미스바에 모인 것과 제비를 뽑는 것 그리고
그들이 기브아인의 악행에 대해 징계를 결단하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겉으로는 신앙
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중심이 하나님 앞에 정당한 것인지 그
어떤 고민도 없다는 사실이 더욱 큰 문제입니다. 분명히 베냐민 지파에 속한 기브아
인을 징계하기 위해서는 베냐민 지파의 책임을 물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베냐민
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같은 민족, 형제에게 칼을
겨눠야 하는 중차대하고 위기의 상황에서도 그들은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성경의 모든 법은 구체적인 실행 동기와 명확한 실행 방식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잊지 말아야 할 대전제는 바로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내지 않는 법은 살리는 법이 되지 못하고 죽이는 잔혹함만 남
는 법이 될 뿐입니다. 그들이 뽑은 것은 제비가 아니라 그런 아프고 참혹한 칼일 뿐
이었습니다.
적용: 불의는 결코 묵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뜻과 마음은 무엇일지 고민할 수 있어야 진정한 용서와 회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천국이 우리의 은행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나 자신의 이름으로는 천국의 은행으로부터 아
무 것도 받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기도 안에 백지수표를 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천국은행에 무한한
신용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분은 내 수표 위에 그의 이름을 써서 그곳에 가도록 특권을 베풀어 놓으셨습
니다. 내가 이것을 가지고 갈 때 내 기도는 얼마든지 지불받을 수 있습니다. 예수그리스도 이름으로 기
도 한다는 것은 나의 신용이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의 신용을 근거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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