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샘가 2024. 11-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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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장은 동족 사이에 벌어진 전쟁 이야기가 끝나는 부분이자 사사기 전체 이야기
            의 끝을 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총회와 베냐민 지파 사이의 전쟁은 베냐민 지파
            600명만이 간신히 살아남은 가운데 끝납니다. 이에 멸절에 처한 베냐민 지파를 회
            복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노력이 시작됩니다. 베냐민 지파를 회복하기 위해 그들이
            고심하여 선택한 방법은 사사기 전체가 고발하고 있듯이 지극히 인간적이었습니다.
            베냐민 지파를 회복하려는 그들의 간절한 노력은 역설적으로 사사 시대가 얼마나
            하나님을 떠난 타락한 시대였는지를 보여줍니다.

              아내로 주지 아니하리라(1) 이스라엘 연합군이 베냐민 지파와 전쟁하기 전에 미스
            바 총회에서 맹세한 것이 있었습니다. 이 맹세는 기브아의 불량배들과 그들을 감싸
            는 베냐민 지파의 추악한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20:1-11). 그러나 그들이 베냐민 지파에 행한 엄중한 징계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시내 산 언약과 율법으로 묶인 하나의 선민 공동체라는 의식에서 행한 공의의 실천
            이 아니라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이 맹세가 그 명백한 증거입니다.
            이 섣부른 결의 탓에 앞으로 이스라엘은 베냐민 지파의 회복이라는 일을 이루는 과
            정에서 여러 오점을 남깁니다.

              큰 소리로 울며(2-4) 베냐민 지파가 멸절 위기에 처하게 되자 비로소 이스라엘은 자
            기들의 징계가 감정에 치우쳤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베냐민 지파가 열두 지파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까닭은 그들이 행한 죄악의 결과이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이 감
            정에 치우쳐 지나친 징계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열두 지파로 이루어진 언약 공동
            체가 깨어질 위기 앞에서 이스라엘은 큰 소리로 울고 슬퍼하며 하나님께 제사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5-7)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제사하며 자신들의 지나친 행동을 회
            개하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베냐민 지파의 멸절이라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
            해 하나님께 묻지는 않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베냐민 지파의 보존을 위한 대책을 마
            련합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맹세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는 전쟁에서 살아남은
            베냐민 지파 남자 600명에게 아내를 얻어주는 타개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하나
            님께 엎드리지 않는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열심과 감정적인 행동이 이스라엘을 계속
            어둠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적용: 당신은 삶과 신앙의 위기가 왔을 때, 먼저 하나님께 묻고 있습니까?






             고인이 되신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사이’의 철학을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그는 우리 없는 나도 없
             고 나 없는 우리도 없다고, 그래서 ‘사이’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컵의 손잡이가 컵의 것처럼 보여도 상
             대에게 ‘나를 잡아 주세요!’라는 신호이니 잡아 주는 손이 없으면 컵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손잡이는 서로의 것으로서 양쪽을 모두 존재하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것입니다. “손잡이 달린 인간으로
             사느냐, 손잡이 없는 인간으로 사느냐” 당신이 선택해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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