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전시가이드 2024년 1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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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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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행진II, 밥씸, 기념비적 김치 II 전시장면_한지 casting, 염료 dripping_89x138x87cm(가변)_한지 위 digital print_173x230cm 70 pieces_2024





                                2024 11. 21 – 12. 3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김치 이야기>
                                                            정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에 ‘나는 밥과 김치를 먹고 사는 사람이다’라는 생
             황인선 초대전                                        각으로 정체성을 상징하는 소재로서의 밥과 김치를 확고하게 결정하고 밀고
                                                            나가게 되었다. 판화 기법의 확장으로서 도입된 조각의 방법인 캐스팅(cast-
                                                            ing) 기법을 활용하고 한지 위에 염료로 뿌리고 염색하여 배추김치 이파리 하
                                                            나 하나를 마치 판화의 에디션(edition) 한장 한장인 듯 찍어내어 만들고 이
            글 : 황인선 작가노트
                                                            를 입체로 모아서 한 포기의 김치를 완성하였다. 이를 더욱 확장하여 여러 장
            김치 작업에 대한 소회                                    의 배춧잎 에디션을 찍어내고 다시 이들을 모아서 만든 배추김치 여러 포기
            <밥에다 김치>라는 제목의 개인전에서 시작한 김치 작업은 오래전 대학원         들을 바닥에 던져 놓거나 하늘에 매달아 전시함으로써 다양한 시지각적 방
            시절 진행했던 또 ‘다른 자화상으로서의 가족’ 작업 중 ‘가족의 소통과 화합의     식을 제시하였다.
            장으로서의 ‘저녁 식사’ 연작에서 출발한다. 작업의 출발점으로서 자아를 표
            현할 대상을 모색하던 중 인간이 태어나 처음으로 갖게 되는 가족이라는 사        숙성되고 절여져서 묵직해 보이며 이름마저 ‘기념비적인’ 김치는 그 스케일과
            회적 환경이 나를 투영하는 또 다른 자화상이라고 느꼈고 이에 귀가하여 저        함께 우리를 압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밥상 위에 올라오
            녁에 밥상에 모여 앉아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서의 저녁 식사        는 김치를 매달아서 눕혀있는 배추김치 포기를 축 늘어지게 들어 올려서 전
            장면을 여러 장 연작으로 그리게 되었다.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하게 됨에        시하는 방식은 김치를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유쾌하고 발랄하게 바라보고자
            따라 자연스레 표현 매체가 회화에서 판화로 변하면서 보다 집중적이고 단절        하는 유머러스한 코드가 숨어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김치가 우리에게 가
            적인 판화의 특성을 반영하여 작업 소재도 저녁 식사 장면에서 밥상 위에 차       지는 중요성만큼 그 상징성 또한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
            려져 있는 밥과 반찬들로 집중하게 되었다. 된장찌개, 시금치나물, 콩나물, 깻     으로는 그냥 유희로서 새롭게 보기로서 우리가 김치에 갖는 친근함을 이용한
            잎나물 등등.. 그 중에 우리 밥상 위의 중심이자 반찬 중의 여왕이며 시각적      김치의 유쾌한 변신을 작업으로 시도해 본 것이다. 이러한 유머러스한 코드
            으로도 강렬할 김치가 대표로 선택될 수밖에 없었고 다양한 김치를 주로 목        는 실제 김치 사이즈로 제작된 김치 행진 IV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게 된
            판화로 찍어낸 종이들을 오려내고 붙여가는 작업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다. 한지로 캐스팅된 배추김치들이 마치 벽을 타고 오르듯 유영하듯 씩씩하
                                                            게 나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설치되어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그러던 중 유럽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거기에서 문화충돌로 인한 정체성        웃음을 짓게 하는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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