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전시가이드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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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관 내부 단청
















                                                           동묘 측면 전경








































                                                 동묘 내부 현판                                금동관우상과 일월오봉도 병풍



            셋째, 단청은 궁궐단청에 준하는 모루단청을 하여 조선의 전통을 따랐다. 다       인 것은 중국 관제묘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만 내부 천장의 우물반자를 살펴보면 검은색 바탕에 쌍학을 그린 반자초에서
            중국풍이 약간 엿보인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다섯 산봉우리를 그린 그림이다.
                                                            하늘에 떠있는 해와 달은 음양(陰陽)을, 다섯 봉우리는 오행(五行)을 나타내면
            그럼 현장으로 가서 직접 살펴보자. 동묘 주변을 에워싼 벼룩시장에 모인 수       서 국왕이 다스리는 우주의 삼라만상을 상징한다. 궁중의 화공들이 그려 국왕
            많은 인파를 헤치고 외삼문, 중삼문을 거쳐 정전으로 들어간다. 금동관우상과       의 곁에만 있을 수 있었던 가장 존귀한 그림인데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일월오봉도, 수많은 현판과 주련이 먼저 눈에 보이는데 화려한 현판이 이렇게       조선 후기의 민화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다루었다. 어떻게 궁중에서 제작되고
            많이 걸려있는 것도 보기 드물다. 감실 중앙 안쪽에는 천장에 화려한 단청을       국왕을 상징하던 그림이 민화가 된 것일까?
            한 닫집[唐家]을 설치하고 금동관우상이 용상에 앉아 있고 뒤에 일월오봉도        현존하는 일월오봉도는 19세기 후반에 그려진 것이 대부분이고, 관왕묘와 무
            병풍이 세워져 있다. 이 병풍은 7폭에 가로 490cm, 세로 259cm 크기로 일월  속 신앙의 장엄용 그림으로 기능이 확대되면서 널리 그려졌다. 그렇다 보니
            오봉도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풍의 폭 수는 짝수인데      1970년대 초에 민화를 연구하던 사람들에 의해서 이름을 알 수 없는 화원들
            홀수인 점도 특이하고, 해와 달의 위치를 반대로 그려 붉은 해가 왼쪽, 흰 달     이 그린 그림이면서 전통회화에서 소외됐다면 모두 민화의 영역으로 폭넓게
            이 오른쪽에 배치된 점도 이질적이다. 1921년 건립되어 어진을 봉안했던 창      분류했던 것이 그 이유가 아닌가 싶다. 이 당시만 해도 궁중 회화에 대한 이해
            덕궁 신선원전(新璿源殿) 내부 감실 뒷편에 일월오봉도가 놓여 있는 것도 동       가 부족했었고 궁중 회화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이러한 일이 벌
            묘와 비슷한 경우이다. 조선의 독창적인 궁중 회화인 일월오봉도가 동묘에 놓       어진 해프닝(happening)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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