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전시가이드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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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전시포커스





















































         배삼식의 Sincerity,                                추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사각의 네트워크                                       사각이 품은 디테일과 ‘한국적 충만’

                                                        위(Top View)에서 본 건축도면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큐브들이 신구건축의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조화로움을 상징하듯 춤을 춘다. 마치 유명 건축가가 옛 상징물 위에 새로움
                                                        을 더해 설계하듯, 배삼식 작가는 회화면서도 조각 같은, 부조면서도 건축 같
        배삼식 작가 개인전 《사각의 네트워크》((2022.4.28.-5.22)가 서울 용산에 자  은 사각의 미학을 유기적 네트워크로 그려낸다. 용산의 랜드마크가 된 데이
        리한 갤러리 서화(02-546-2103)에서 열린다. 작품의 근저에는 풍요가 흐르   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의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연상시키는 최근
        고 동서고금의 사유들이 뒤섞인 오늘의 시대를 진정성 있게 담아낸다. 돌가        작들은 구시대의 고전건축 위에 최첨단의 구조물을 이어붙인 듯 독특한 분위
        루를 아교에 섞어 젤로 만든 판을 얹어내고, 릴리프 느낌의 부조물을 작품으       기를 자아낸다. 풍화된 석재의 시간과 모던건축이 필더링된 듯 한 색조, 소외
        로 녹여내는 작업, 보조제가 중심이 되는 과정들은 주변부를 중심으로 만드        된 재료를 중심으로 옮겨내는 따스함, 청년 같은 열정 속에서도 통일성 있는
        는 작가의 인생철학과 관계돼 있다. 소재주의를 탈피하여 보이지 않는 가치를       어휘, 사각의 배열이 만들어낸 무기교의 패턴은 어디서도 본적 없는 독창성
        창출하고, 모든 재료를 경험한 이후 자생적으로 터득한 경험의 레이어를 단        을 갖는다. 차이와 반복으로 이끌어내는 미적 성취는 오늘날 현대미술 만들어
        순한 평면성으로 환원한 것이다. 작가는 문화와 역사에 대한 서술에서도 “한       내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에 대해 “진정성
        국적이라는 것은 의도적인 창조가 아닌 한국인으로서의 자생성을 찾아가는          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은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계속해서 진
        데 있다.”고 말한다. 안정적인 풍요의 시대 속에서 미래지향적 긍정을 향한 행     화하는 발전과정”이라고 말한다. 삶과 일체된 작업방식이 곧 ‘진정성의 표출
        보는 나이를 잊은 도전정신으로 이어진다. 배삼식은 조각에서 익힌 기술과 기       (Expressing sincerity)’인 셈이다.
        법, 실험 과정에서 오는 탁월함을 통해 사각의 네트워크와 대화하는 ‘자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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