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전시가이드 2024년 05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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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이드 초대석
기분 좋은 날, 160×130cm, mixed media
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장갑이나 목도리와 같은 소품을 만들어 가족과 다른 형식의 가능성을 보았다. 무엇보다 뜨개질의 크기나 모양 그리고
주변에 선물하는 용도였다. 그러다가 차츰 재미를 붙이게 되어 다양한 색깔이 다양해 이를 어떻게 조합하고 구성하는가에 따라 작업이 달라졌다.
생활 소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뜨개질이 번다한 일상사를 잠시나마 잊는
시간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습관처럼 실과 바늘을 손에 들게 어떻게 보면 그에게 뜨개질 소품을 이용한 작업은 신천지나 다름없다.
됐다. 이때부터는 특정의 물품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단지 뜨개질 이는 일테면 오브제의 활용인 셈인데, 뜨개질 자체가 창작이나 다름없다는
자체에 몰두했다. 그러다 보니 형태를 만든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고, 점에서 여타 재료를 사용하는 작업 방법과는 차이가 크다. 뜨개질 소품으로
크고 작은 많은 소품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뜨개질 소품이 쌓이게 되자 구성되는 캔버스는 견실한 구조를 뒷받침함으로써 작품에서 파탄이
문득 작업에 활용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떠올랐다. 일어날 확률은 매우 적다. 특히 뜨개질 소품을 짜 맞추는 구성에서 그가
의도하는 작업의 방향이 결정된다.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되는 그의
항상 무언가 새로운 표현에 대한 욕망과 갈구에 시달려 온 그에게 뜨개질 작업에서 일단 뜨개질 소품으로 이루어진 패턴이 존재하게 되고, 그 위에
소품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뜨개질 자체가 창작활동이나 다름없다는 점에 추상적인 표현을 덧붙이는 방식이므로 보다 풍부한 시각적인 효과를
착안, 이를 작업에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조형 세계가 펼쳐지리라 기대하게 나타낸다.
된 것이다. 실제로 뜨개질을 작업에 활용하면서 이전의 작업과는 확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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