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전시가이드 2024년 05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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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유월 70.×117. oil on canvas. 2023
Living the Good Life-숲 이야기
는 것, 동물을 키우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 원칙을 세우고 채식주의자로
서양화가 강 연 금 평생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현대문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계
를 사용하지 않고 가능한 손으로 일을 했으며 직접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 먹
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이후의 시간은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자기 계
글 : 김재덕(갤러리 아트팜 관장 칼럼니스트) 발(啓發)에 힘쓰며 살았다.
서양화가 강연금은 스콧 니어링의 자연주의 삶을 정신적 모티브(motive)로
삼아 천착(穿鑿)활동을 하는 작가이다. 강연금의 그림은 근본적인 자연에 그
스콧 니어링(Scott Nearing /1883년8월6일~1983년8월24일)은 미국의 경제 함의(含意)를 가진다. 나무와 토양과 대기의 상호 작용에 의한 생명체들로 이
학자였으나 그의 사회 비판적 성향이 표현됨으로 반자본주의, 친사회주의, 반 루어진 숲을 이야기 하여 준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자연을 품은 숲을 이해
전, 친평화의 길을 걸으며 자연주의자로 스스로 생을 선택하는 삶을 살았다. 하고자 스콧 니어링의 사상적 접근과 함께 숲 해설가의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인간 삶을 공허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산업자본주의의 발달에 대한 부작용으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실행하였다. 작가의 작업에 숲은 단순한 의미의 자
로 보았으며 이를 극복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절제된 단순한 생 연의 일부가 아닌 스스로 정화하고 온갖 생명을 잉태하고 소멸하는 대(大) 우
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생각 한바 단순한 삶을 살기 위해 도 주의 순환의 의미를 가진다. 생명의 상생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조화로움에
시를 떠나 농촌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선택하였다. 그의 이런 자신이 선택하는 서 발현된다. 작가는 주변의 이런 자연환경을 관찰하며 음양오행의 동양철학
삶에대한 사회활동으로 주변의 견제와 감시가 심해지면서 가족들도 니어링 에 상생의 조화로움을 감상자들과 향유 하고자 한다.
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스콧 니어링은 버몬트 주(州)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홀
로 정착하여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게 되었다. 이때 그를 찾아온 여 근작 ‘숲 속 환타지’(31×53.oil on canvas.2023)는 최소한의 표현을 이루는 색
성이 헬렌이었으며 그녀와 결혼하여 일생을 함께 동반자로 같은 길을 가게 된 과 형태로 작가의 절제된 인문적 사상을 전달하여 준다. 시각화의 전달은 다
다. 그는 헬렌과 함께 자급자족 생활을 하였으며 부부의 일상을 소개한 ‘조화 양한 방법으로 작가마다의 개성으로 다가오는데, 강연금의 시각조형 언어는
로운 삶’(Living the Good Life)이라는 책이 외부에 알려지자 많은 젊은이들 절제미에 대한 단순화에 있다. 하나의 캔버스에 자연을 담는 과정은 표현해야
로 부터 큰 공감과 지지를 받게 되었다. 니어링 부부는 4.4.4공식으로 조화로 할 거리가 넘쳐나고 그것을 설명하려는 수많은 조형언어가 욕심 날수 있으나
운 삶을 정의했다. 네 시간의 노동과 네시간의 전문활동, 네시간의 사회활동 작가는 최소한의 색을 채도와 명도의 정도를 통해 심미감을 전하여 준다. 강
의 조화로운 삶의 가치를 설정하여 실행하는 삶을 살았다. 부부는 계획한 바 연금이 단순미를 시각화 하는 주요 채료(彩料)로 사용하는 유성채료의 발색과
를 실행하며 노동의 댓가로 생활에 필요한 필수품을 자급자족하여 살 수 있었 정은 적정량의 유분 혼합을 통해 레이어(layer)를 쌓아 올리듯 바르고 말리는
으며 먹고사는 부분에서 절반 이상을 스스로 마련하는 것과 돈을 모으지 않 과정을 여러번 반복함으로 발색의 깊이를 이끌어 내주어 몽환적 발색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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