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전시가이드 2024년 05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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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강정완_환희에 찬 사랑, 147×115cm, oil on canvas            이병석_환희(歡喜)-바람이 머무는 곳, 72.7x60.6cm, Mixed Media on Canvas




                            2024. 5. 8 – 5. 14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T.02-736-6347, 인사동)



                                                        술 단체는 사실상 한국미술계를 이끌어 가는 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제13회 국전작가협회 정기전                                 미술 단체전이 없다고 생각하면 인사동을 중심으로 하는 화랑가는 무언가 쓸
                                                        쓸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을 터이다.
                                                        국전작가협회는 좀 특이한 경우이다. 학연이나 지연 그 밖의 조형적인 이념
        글 : 신항섭(미술평론가)
                                                        과도 다른 목적으로 결성되었기 때문이다. 1980년 출발한 대한민국미술대전
                                                        이전까지 이어져 온 이른바 ‘국전’, 즉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출신들로 이루어
        국전의 정신을 잇는 독립적인 미술관 건립이 꿈                       졌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국전의 시기가 말해주듯이 국전작가협회 구성원은
        한국미술계에는 크고 작은 미술 단체들이 활동한다. 적게는 10여 명 내외, 많     국전에서 입선 및 특선 그리고 대상 작가까지 참여하는 원로들로 이루어졌
        게는 20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여하는 단체도 있다. 미술 단체가 생겨난      다. 이처럼 자연 연령이 적게는 70세 후반 많게는 90세를 넘어선 원로들이 뒤
        건 대체로 조형적인 이념이나 표현 양식에서 뜻을 같이하는 데 있다. 여럿이       늦게 미술 단체를 결성한 건 왜일까?
        뜻을 같이한다는 건 한두 명이 내는 목소리보다 큰 반향을 가져오기 때문이        근래 한국미술계의 풍향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현대미술이라는 이름의 작품
        다.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모여 활동하면 일반적인 관심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 주류를 이루면서 전통적인 미술 양식은 점차 그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특
        관심도가 높아진다는 건 작가들의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         히 사실주의 및 인상주의 그리고 순수 추상과 같은 미술 양식은 화단은 물론
        를 의미하는 일이기도 하다.                                 미술시장에서도 외면받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평생을 전통적인 미술 양식
        단체활동에 참여하면 작가로서의 활동 범위가 넓어진다는 또 다른 긍정 효과        에 신념을 받쳐 온 원로들은 화단에서 설 자리가 없다. 상업화랑의 기획전은
        가 있다. 무엇보다 단체전의 경우에는 매년 연례행사로 치러지므로 1년에 한       물론이려니와 각급 미술관에서도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느낌을 지
        번은 어김없이 작품을 외부에 노출하게 된다. 정기전을 통해 회원들 간의 친       울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건 물론,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목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이를 통해 화단의 동향이나 미술시장에 관한 정보      현실을 보며 무언가 자구책을 마련하지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만들어진 게
        도 나누게 된다. 특히 지방에서 활동하는 작가에게는 전시에 참여한다는 일        국전작가협회이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국전작가협회 정기전이 벌써 13회째를 맞이하게 되었다. 짧지 않은 시간인
        개인전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작가 주변의 지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된          데, 이 시간 동안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 출발할 때 참여
        다. 반면에 단체전의 경우에는 출품작이 1∼2점에 그칠지언정 다수의 사람        했던 작가 가운데 세상을 떠난 회원이 있고, 몸이 불편해 전시장에 참석하지
        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된다. 단체전의 회원 수가 많으면 그만큼 다수의 사람       못하는 일도 있다. 이렇다 보니 회원 숫자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열기도 점차
        이 전시장을 찾게 되는 까닭이다. 소속 미술 단체가 없는 작가의 경우 개인       식어가는 분위기로 흘렀다. 이러한 현실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일부 회원들이
        전을 열더라도 다른 작가들과 교유할 기회가 적다. 어쩌면 미술 단체 참여 이      국전작가회의 존립과 관련하여 의견을 모았고, 그리하여 2019년 사단법인체
        유 가운데 이 문제가 가장 큰지도 모른다. 전시회 기회가 적으면 자칫 화단       로 등록하면서 국전작가협회로 개명하게 되었다. 이를 주도한 현 양태석이사
        에서 고립될 수 있으므로, 단체활동에 동참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장이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되어 협회를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회원 확충에
        수 있기 때문이다.                                      도 힘을 쓰면서 사단법인에 맞는 규모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현재 한국화단에서 활동하는 미술 단체는 목적에 따라 구성원 및 작품 성향        이 과정에서 초기 국전 입상자들로 한정해 온 회원자격을 확대해 비국전 작
        이 결정된다. 미술 단체는 일반적으로 특정의 표현 양식이나 조형적인 이념        가일지라도 협회 취지에 공감하는 작가를 회원으로 영입하게 되었다. 이는 어
        에 동조하는 작가들로 구성된다. 그뿐만 아니라 학연이나 지연 그리고 특정        쩌면 시대적인 흐름에 맞추어 가는 자연스러운 행보라고 할 수 있다. 회원 수
        작가의 문하생들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미        도 150여 명에 달하는 대형 미술 단체가 되었으며, 연령층도 크게 낮아져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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