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전시가이드 2024년 05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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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접수마감-매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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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ying Flowers, 90x90cm, Oil on canvas, 2024
을 달리 하며 시간차를 두고 여기저기에 피어나며 눈과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 선물인 리듬도 함께 흐른다. 추운 겨울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역경을 뚫고 봄
는 듯 했다. 한참을 바라다보면 꽃은 빛과 함께 바람에 흔들리며 손짓 하 듯 자 날에 솟아나고 피어오르는 꽃 그 자체가 존재의 춤이 듯이 어쩌면 우리는 삶
기의 존재를 알려주는 듯하다. 그렇듯 바람에 흔들리는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 의 여정에서 만나는 소중한 순간 속에서 시간과 함께 춤을 추는 존재라고 할
면서 단지 관조적 시선이 아닌, 나 자신을 꽃에 대입시켜 꽃의 입장에서 생각 수 있다. 시간은 우리의 존재를 표현하는 하나의 춤이다.
해보게도 된다. 그러한 움직이는 모습이 단지 바람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비록 동물의 개념에 반대되는 식물로서의 꽃이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힘과 리듬을 꽃의 생명력 가득한 움직임으로, 여행하듯
꽃도 자유롭게 움직이고픈 욕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이 생긴다. 실제로 혹은 춤을 추듯 자유로운 에너지를 꽃을 통해 표현한다. 표현 기법 면에서도
꽃들은 온갖 색으로 향기로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도 하고, 바람을 이용해 자 시간의 경계를 허물 듯이 꽃과 배경 사이의 윤곽선을 무수한 붓질로 풀어 주
신의 씨앗을 널리 퍼뜨리며 종족을 유지하기도 한다. 아마도 아버지가 이룬 고 그리기를 반복하고 해체하고, 때로는 방금 전의 꽃과 지금의 꽃이 겹쳐 보
정원도 실은 꽃의 욕망이 실현된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실제의 정원 이며 동시성을 갖는다.
은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내 마음속 정원이 되
어 보이지 않는 리듬과 향기의 흐름을 그려내는 계기가 된다. 만지는 눈으로서의 촉각적이고도 공감각적인 리듬을 표현하기 위해서 화면
가까이에서 그리고 나서 몸을 뒤로 걸으며, 움직이는 눈으로 보는 과정을 되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다양한 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것처럼, 꽃도 풀이 하며 그려 나간다. 유화기름의 늦게 마르는 특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
계절의 변화 속에서 꽃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한 관계 속 고 나서 풀어주고 말리기를 반복하며 레이어를 얇게 쌓아올리는 기법으로 역
에서 자연스런 움직임이 발생하고 리듬을 타며 마치 춤을 추 듯 어느새 시간 동적인 생명력을 표현하지만 오히려 부드럽고도 몽환적이기도 한 조화로운
차를 두고 차례차례 피어나게 되는 것이다. 지점을 표현한다.
우리의 삶도 알고 보면 리듬이며, 음악이 흐르듯 시간의 파도를 타고 흐른다. 꽃이 주는 생동감과 리듬이 마치 물이 흐르듯 선율에 따라 춤을 추 듯 우리의
시간에 기대어 사는 유한한 존재의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매순간 파도가 몸 삶에 희망과 생기로 와닿고, 모든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있음에 대한
을 뒤집을 때마다 리듬이 발생되듯이 시간의 파도가 주는 순간순간은 시간의 감사와 희망이 조화로운 삶의 기쁨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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