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전시가이드 2022년 0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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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투영(주님의 시간, KAIROS )IV, 130.3x130.3cm, oil on canvas, 2022 투영(주님의 시간. KAIROS )III, 130.3x130.3cm, oil on canvas, 2022
2022. 9. 14 – 9. 20 갤러리인사아트 (T.02-734-1333, 인사동)
CELESTIAL SONG 천상의 노래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테마로 “평화롭게 살아가
11회 정해숙 개인전 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정신적인 공포와 경제적,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 받는 괴로움과 고통”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림에는 우크라이나 국기
의 색깔인 옐로우(레몬 옐로우)를 화면 중앙에 위치시키고 주위에 블루(파탈로 블
루)를 배치하여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이웃을 잃은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위로
글 :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를 나타냈다. 또 화면 상단에 찬송가 “주 음성 외에는”의 악보 앞부분을 넣어 하루
빨리 전쟁이 종식되어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오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다른 한 점은 <투영 - 주님의 시간 Kairos>이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
은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 19를 맞으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회복을 염원하고 한
깨어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편으로는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상기하면서 제작한 것이다. 이런 카이로스의 시간
정해숙이 일관되게 유지해온 작품양식은 섬세하면서도 명료성을 지닌다. 소단위 개념은 그림도상속의 시계와 비교하면 명확하다. 그림속의 시간은 우리 인간들이
의 무수한 색면(色面) 분할로 시각적 효과를 일으키고 중첩된 색면은 내재적인 리 편리를 위해 개발한 것이며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그럼에 반해 카이로스는 선형
듬과 함께 환영적인 공간을 낳는다. 물론 이런 공간은 단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 적이고 양적인 개념의 크로노스로는 측정되지 않는 질과 의미의 관점을 뜻하는 시
니라 시간의 누적과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다. 작은 면들을 아주 곱고 가는 간개념을 일컫는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때는 그 분의 섭리에 기초하며 피
세필을 사용하여 몇 번이고 덧입혀서 성형한 오랜 시간과 정성이 요구되는 작업이 조물인 인간은 그 때를 알지 못한다. 전도서 3장 11절에는 이점을 “하나님이 모든
다. 정해숙은 기하학과 면을 이용하면서도 거기에 얽매이지 않는다.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
그의 작품이 일반적인 추상작품과 다른 점은 뚜렷한 암시성을 띠고 있다는 사실 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이 측량할 수 없게 하
이다. 하얀 새가 창공을 가르며 춤추고 하늘로 올라가는 계단과 십자가, 하늘에서 셨도다”고 밝히고 있다. 화면 상단의 악보는 주님의 시간에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변
쏟아지는 찬란한 빛 등 암시적 이미지들을 화면 곳곳에 장치해놓았다. 그가 암시 하리라는 내용의 찬송가 “주님의 시간에”를 그려 넣었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목소
하는 것은 기독교 영성과 관계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장차 다가올 세상을 흐릿하 리를 악기로 표현하였다.
게 엿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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