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전시가이드 2022년 0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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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미소, 17×17×32cm, 석재 가족, 36×19×11cm, 목재
2022. 9. 14 – 9. 18 천안 신부문화회관 (T.041-521-3744, 천안)
조각 & 디지털 아트 굴은 언어다. 얼굴은 그것이 표기하는 언어를 읽기 위해 타인의 시선이 가장 잘 머
고영환 개인전 무는 곳이다. 얼굴은 표정을 담는 그릇이고 내적 감정의 게시판이며 우여곡절이
새겨진 삶의 이력서다. 그것으로써 우리는 의사소통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신원
을 드러내기도 한다.
고영환의 전시작을 보면서 얼굴 시리즈들이 펼쳐내는 언어를 읽는다. 표제가 안내
글 : 윤성희(문학평론가)
하는 바이기도 하지만 얼굴에는 한결같이 미소가 서려있고, 그 미소를 만들어내는
근육의 움직임은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하다. 미소美笑가 아니라 미소微笑인 것이
다. 대신 눈과 눈썹과 코가 입과 더불어 조응하여 활성화되지 않은 근육을 대체한
윤곽과 투박한 질감의 세계 다. 미셸 투르니에가 통찰한 것처럼, 시곗바늘이 문자판 위에 자체의 언어를 표현
나는 주로 문학에 관해 이야기해온 사람이지만 왠지 고영환의 이번 전시작에 대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계를 선전하는 광고에서 바늘들은 항상 10시 10분을 가
해서는 한 말씀 거들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전시의 메인 포인트는 리키고 있다. 광고업자는 근육이 없는 시계에서 8시 20분의 우울과 10시 10분의
얼굴에 있고 얼굴이야말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또 하나의 기호이기 때문이다. 얼 미소가 가리키는 언어의 차이를 읽어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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