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전시가이드 2022년 0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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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호랭이꽃愛빠지다2, 91X65.2cm, 목천위에 혼합재료, 2021
를 잘 드러낸다. 민화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느끼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민화적인 조형공간과
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화의 소재만 빌려왔을 뿐 비현실적이고 초
이와 함께 전래의 민화에서 호랑이는 까치와 함께하는데, 이는 기쁜 소식을 현실적인 공간개념을 탑재하는 까닭이다. 호랑이와 까치, 모란, 나비 그리고
전하는 까치에다 용맹한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좋은 일만 넘치기를 염원하는 가옥과 아이들이 어우러지는 구성은 조형공간을 뛰어넘는 문학적인 서정미
뜻을 담고 있어 주로 정월 초 세화에 많이 담는다. 이렇듯이 상서로운 기운이 를 발설한다. 일상을 초월하는 아이들의 존재 방식, 즉 별을 따서 들고 오는 아
집안에 가득하기를 염원하는 뜻을 담아 세화로서의 덕목을 갖춘 그의 그림은 이, 꽃을 들고 있는 아이, 까치 등에 올라탄 아이에서 볼 수 있듯이 현실과 비
그 화목의 조합만으로도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대감을 준다. 더구나 밝 현실을 구분하지 않는 존재 방식이야말로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않는 초월적
고 화사한 원색적인 색채이미지는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배려함으로써 누구 인 세계이다. 한편 전체적인 색채이미지는 난색 계열이 중심이어서 온화하고
에게나 호감을 불러일으킬 요소로 가득하다. 부드러우며 평화롭다. 이러한 색채 성향은 꿈과 사랑과 행복 그리고 낭만적
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한마디로 다툼이 없는 무원죄의 세상이다. 밝고 따
여기에다가 현실적인 공간개념을 떠난 초월적인 구성 및 구도는 환상의 세계 스한 색채이미지는 안온함과 평온함 그리고 사랑의 감정과 연결된다. 원색이
를 넘나든다. 무엇보다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써 조형공간은 무한히 확장된다. 지만 중간색조에 가까운 색채이미지는 시각적인 자극이 없고 다만 사랑스러
땅과 하늘을 구분하지 않는 자유로운 구성의 전개가 그렇듯이 적어도 상상력 운 감정을 유발할 뿐이다.
이 미치는 곳까지 끝없이 펼쳐지는 조형공간을 통해 감정의 해방을 맛볼 수
있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전개되는 공간 구 비록 우리에게 호랑이는 현실에서는 마주할 수 없는 존재로 남아 있으나, 마
성은 오로지 회화적인 영역이자 그가 설정해 놓은 이상적인 조형의 세계이다. 음속 공간에서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한반도를 호
하늘을 나는 호랑이와 아이들은 물론이요 점점이 뿌려지듯 자리하는 무수히 랑이의 형태로 해석하는 민족적인 정서의 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
많은 모란이 꽃바다를 이루기도 한다. 작은 모란꽃이 산개해 화면을 가득 채 한다. 그러고 보면 호랑이는 우리를 지켜주는 수호신으로서의 존재로 인식하
움으로써 서정적인 정서로 넘친다. 그야말로 호랑이가 꽃바다에 빠진 형국 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데 화사한 시각적인 이미지로 인해 저절로 행복한 기분에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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