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2025년 4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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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달항아리-세상을 품다, 80.0×75.0cm Mixed media
이다. 작가는 청년 시절 구상성 있는 다양한 장르를 그렸지만 내내 허무 빙렬의 미감’을 자신만의 시그니쳐로 부각시킨 것이다. 실제 작가의 작품
한 감성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러던 중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달항아 을 만져보면 표면이 도자기와 같은 느낌을 준다. 조선 도공이 제작한 50
리는 ‘마음의 결’을 따스하게 채워주었고, 이때부터 시작된 자신만의 달항 센치 전후의 달항아리는 실패율이 높아 실제 세상 밖으로 나오기 쉽지 않
아리는 ‘실제 도공의 마음 결’을 좇아온 오랜 평면 실험의 결과를 완성 시 았을 것이다. 이는 김선 작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 것이다. 이러한 모
켰다. 도자를 평면화한 듯한 작업, 초기 달항아리는 요철(凹凸)이 지금보 든 과정을 딛고 나온 ‘빙렬 드로잉(split drawing)’을 감각으로 연결한 작
다 두터워 ‘실제 도자로 제작하느냐’ 혹은 ‘평면에 실제 도자를 붙인 것이 품들, 자신의 한계성을 인지하고 깨달은 철저한 노동은 이제 작가에게 달
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한다. 작가는 이러한 상식적인 물음조차 허용 항아리가 시대를 넘나드는 자유의 상징임을 확인시켜 준다.
하지 않았다. 부조 같은 회화가 아니라, 평면을 고수하면서도 ‘얇디얇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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