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샘가 2024년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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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찬바람이
                             늙은 나무에
                             노을을 걸어 놓고

                             어둠으로
                             세월의 무게로 흠이 난
                             벌거벗은 몸뚱이를 가려 줍니다.

                             찬바람이
                             싫지만
                             그래도 찬바람이 단풍을 만들고

                             강한
                             찬바람이 있어
                             낙엽은 사람에게 밟히지 않습니다.

                             찬바람이 있어
                             늙은 나무에도
                             눈은 덮이고

                             세월의 무게로
                             흠이 난 나무는
                             한겨울에 정결한 옷을 입습니다.

                             찬바람이 있어 나무는 아름답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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