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전시가이드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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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전시







































        더미 속에서  117×182cm  Oil on canvas  2019





                            2020. 5. 20 – 5. 26 경인미술관 2관 (T.02-733-4448(9), 인사동)






         새로 보다-아픔 그리고 희망                                코 지나쳤을 더미나 물에 투영된 풀잎과 같은 작품의 소재는 실제로 존재하나
                                                        그 존재의 의미가 미약하여 버려진 혹은 감춰져 있던 장면이다. 그는 이런 것
        선우 현 개인전                                        들을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 <더미 속에서>는 겨울 내내 온갖 풍파를 겪으며 쓰러진 갈대 더미
        글 : 연문희 (미술학 박사)                                가 그대로 쌓여있다. 더미는 그가 처했던 어려운 시기에 시야에 들어온 대상
                                                        으로, 수없이 쌓아올린 메마른 풀잎은 작가의 고통스러운 시기의 흔적을 보여
                                                        준다. 거기엔 추상적이거나 상상적인 요소는 찾을 수 없고 사물을 그대로 묘
                                                        사한 현실의 구체적인 대상만이 묘사되었다. 하지만 그의 정성 어린 붓질에서
        예술작품은 현실적인 세계를 기반으로 일상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작가의 감         능란하고 기교적인 효과보다 더 큰 심미적인 순수함을 엿볼 수 있다. 하나하
        정에 이입되어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부여된 현재       나의 줄기에 몰입하며 시간을 담은 작가의 성실한 붓질이 수없이 메마른 갈대
        의 세상에서 주체자에 따라 모두 다른 것을 경험하기 때문에 예술작품들은         의 수만큼 고스란히 쌓여 더미를 이뤘다. 그는 더미만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각기 다른 고유의 개성을 지닌다. 이렇듯 현재 작가의 심경이 어떠한지 그        않고, 그 안에서 조금씩 움트는 새로운 생명을 묘사하고 있다.
        래서 무엇에 주목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표현하려 하는지는 작품의 알레고
        리로 해석된다.                                        그의 작품은 소멸과 생성의 뫼비우스 띠와 같은 세상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
                                                        다. 이렇게 자신의 내적 심경을 그림으로 치유해 나가는 작가의 태도는 이 시
        선우 현 작가가 30년의 직장 생활을 마치면서 뒤늦게 그림을 시작한 동기는       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작가
        그 앞에 놓인 우울한 현실과 전부터 갖고 있던 그림에 대한 애착 때문이었다.      가 평상시 눈여겨보지 않았던 그래서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사물에 관심을 가
        그는 갈대 더미, 풀잎 등을 작품의 소재로 작업을 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무심     지고 자아성찰과 치유의 의미로 그린 그림을 관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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