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샘가2025. 9-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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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람은 침대 곁에서 울립니다.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잠은 고인
               무게로 가라앉아도
               끝내 떨쳐내지 못하고
               무너질 때 조차
               누군가를 깨우려면
               기꺼이 소리 내어 흘러내리며
               알람은 침대 곁에서
               이름 모를 꿈속의 나에게도
               차별 없이 다가옵니다.
               젖은 졸음은
               이불 위를 미끄러지다
               차가운 공기를 좇아 몸을 던지고
               누구든, 어디든                     부서진 어둠의 틈에서도
               잠에 눌린 몸을 내어주고                새로운 날을 손짓하며
               겸허히 첫 발을 떼게 하며               얼굴 한 번 못 본 오늘을 두드리며
               정신은 그 알람을 삼켜                 알람은
               메마른 의지에                      부옇게 사라지는 새벽 속에
               첫 맥박을 되살립니다.                 자취를 남기지 않지만
                                            언제나
                                            그 은혜를 머금은 땅 위에서
                                            삶은 고개 들어
                                            또 다른 아침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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