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전시가이드 2021년 05월호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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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행복한동행, 100호F, Oil on canvas
2021. 4. 20 – 계속 양수리 빵공장 갤러리 (T.010-8264-9437, 양수리)
행복한 동행 정희는 원색에 가까운 색채를 유린이라도 하듯 자유분방한 기교를 통해 꽃과
나무, 포도 등과 같은 과일, 숲, 연못 그리고 그녀만이 아는 추상적인 자연의
박정희 개인전 이미지를 테마로 한 다양한 작품의 세계를 선보여 왔다. 이러한 소재들은 인
간에 가장 친숙하고 본능적이며, 잉태한 어머니의 양수에 쌓인 태아가 느끼는
원초적인 안락함을 준다. 본인에게 그녀의 작품은 자연의 끝없는 생명력을 통
한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말하고 있지만, 몽환적인 신비로움, 심연한 자연
글 :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의 깊이, 차가운 고독으로도 드러난다. 영국의 시인 T.S 엘리어트(Eliot)는 이
희망의 계절을 자인하다고 했다. 만물이 자기 피부를 찢으며 소생하기 때문이
라는 시인다운 발성의 역설이다. 박정희의 태초적 화려함에서 고독을 느끼게
여류중견작가 박정희는 다름 아닌 화사한 꽃과 봄을 추앙하는 소녀 같다. 박 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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