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전시가이드 2021년 05월호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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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Desire #48, 150X100cm, Archival Print on Matt Canvas  Desire#60, 50X33cm, Archival Print on Matt Canvas






                             2021. 5. 19 – 5. 31 유나이티드 갤러리 (T.02-539-0692, 역삼동)






         Desire                                         보기에 따라 이미지를 최대한 제거한 감각적인 실험성의 사진을 의식한 듯한
                                                        이 작품들은 의외로 ‘찍는다’는 사진의 기본적 함의의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
        창남 14회 개인전                                      진 결과물이다. 실제로 창남의 앵글이 대상을 포착하는 순간은 우리가 바라보
                                                        는 잔잔한 화면과는 엄청난 기후적, 생리적 거리가 있다. 정(靜)과 동(動)의 불
                                                        일치이자 동시에 일치가 발생한다. 작가는 폭풍우와 비바람, 아니면 눈보라와
                                                        파도가 포효하는 바다와 대면할 뿐 아니라 카메라와 작가 자신 그리고 대자
        글 : 유근오 (미술평론)
                                                        연의 웅장함 풍광 사이에 위치하며 앵글을 갈무리해야 한다. 이 갈무리는 작
                                                        가와 대상 사이의 정화다. 의미론적으로는 작가와 빛 사이다. 무릇 사진은 빛
                                                        이다. 하지만 인지적 측면에서 작가에게는 보는 대상의 색과 거기에서 반사되
        여기 캔버스에 파스텔 톤의 색을 올리고, 혹여 붓질이라도 드러날까 노심초        는 빛의 파장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응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까닭에 그의 작
        사 곱게 정성 들인, 다소 몽환적인 화면이 있다. 저것이 무엇일까 의심스러울      품은 앵글의 자치적인 폐쇄체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 작가와
        정도로 그 대상은 알아보기 힘들다. 조용하다 못해 적요하다. 캔버스의 결에       자연 대상의 통합된 구조, 즉 조응의 결과로 접근해야 한다. 이 조응을 발견하
        잠시 눈이 홀려 그림이라 착각할 수도 있는 창남의 작품은 작가의 내면과 대       는 순간, 이제 우리는 잔잔한 화면이 앗아갔던 소리, 비와 눈 그리고 파도를 부
        자연의 극한 대치이자 종국에는 화해의 조응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진이다.        르는 바람의 격한 소리를 들으면서 작가의 체취(mhc)를 말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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