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2019년10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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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산책





































        ⒸADAGP 사랑  162.5×130cm  장지에 석채 분채               ⒸADAGP 귀향  53×45.5cm  장지에 석채 분채











         꽃과 함께라면 언제나 행복한                                작품에서는 화려한 채색화면과 터치의 섬세함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기초적인
        소연 강명자 작가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밑작업이 시작된다. 특히나 한국채색화는 밑작업이 힘
                                                        들다. 작가는 이합지로 합판을 만들어 옅은 아교를 세 번 발라주고 호분을 세
                                                        번 바르고, 무엇을 그릴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스케치를 하고 복사하듯
                                                        이 그려내어 분채를 풀어 보색으로 칠하는 과정을 거쳐 총 약 10번의 기초적
        글 : 이문자 (전시가이드 편집장)
                                                        인 밑작업을 거치게 된다. 그렇게 밑작업이 끝나면 색감의 농도를 맞추며 섬
                                                        세하게 색을 내게 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써야하는 과정으로  온 힘을 다해
        강명자 작가는 어려서부터 꽃과 함께 생활하며 살았다. 친정아버지가 꽃을 좋       수를 놓듯이 작업에 임한다. 작가의 작품속 꽃과 나비가 관람객속으로 빠져
        아해 봄이 되면 화단에 맨드라미, 옥잠화, 채송화, 봉숭아, 양귀비, 한련화 등    나올 듯이 유혹하고 있다.
        여러 가지 꽃씨를 뿌리고 싹이나면 가꾸며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꽃향
        기와 함께 살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야생화를 찾아 산으로 들로 다닐만큼 작      작가의 작품 ‘사랑’은 전통도자기 그림에 꽃으로 뒤덮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가에게 꽃은 삶의 기쁨이고 행복이었다. 들판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들꽃까        는 우리의 전통도자기의 지혜롭고 슬기로운 장인정신으로 한국인의 혼을 표
        지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작가를 매료시켰고 많은 시간들을 꽃과 함께 지낸 작       현하였으며 그 단아하고 영롱한 자태는 우리 민족의 살아있는 모습으로 우주
        가는 작품속에 그 기록들을 세세하게 나타내고 있다.                    와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으며 작품속 한련화는 작가의 어릴적 고향집
                                                        장독대와 그 주변에 만개한 꽃들이었다.
        꽃을 주제로 그림을 그릴 때는 옛날의 아름다운 추억과 화단에 꽃을 가꾸며
        행복해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고, 어머니와 가족들이 생각난다고 한         ‘귀향’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라는 의미로 모든 생물이 가지고 있
        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작가는 사생대회를 나갈 때마다        는 귀소본능을 자극하고 있다.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과 이야기가 가득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작가가 그림을 그리게 된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한       담겨있는 작품으로 만개한 한련화와 나비들의 조화가 추억을 조화롭게 어루
        다. 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에 31년동안 근무하고 퇴직하면서 전적으로 그림        만지고 있다.
        을 그리기 시작했다.
                                                        ‘환생’은 죽은 생명체가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불교의 “윤회”라는 단어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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