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전시가이드 2025년 0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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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London meeting, 100.80cm, oil on canvas
2025. 8. 14 – 8. 26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분위기를 암시적으로 품고 있다. 단순화된 인물의 형태와 나른한 표정은 특
뱅상 초대전 정 인물을 지칭하기보다 인간 전체에 대한 상징으로 다가오며, 일상 속 정물
과 함께 배치된 얼굴들은 마치 희화화된 유령처럼 우리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구성 요소 하나하나가 의미를 담고 있는 가운데, 작가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
글 : 고티에 루(프랑스작가, 최근 네팔외 바르디아 거주)
과 따뜻한 색감은 불편함이나 충격보다는 안정감을 유도한다. 이는 뱅상 그
레비가 단순한 장식이 아닌, 내면을 환기시키는 ‘삶의 초상’으로서의 회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팔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화가 뱅상 그레비(Vincent Greby)는 유화 특유의 그의 작품은 회화와 철학, 삶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깊이 있는 대화를 시
물질성과 내면의 서사를 통해 현대미술의 깊이를 성찰하는 작가다. 이번 작 도한다. 카트만두 전역을 돌며 ‘지리적 표류’의 원리에 따라 감각과 경험을 채
품은 작가가 일관되게 추구해 온 인간성과 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잘 드 집한 작가의 여정은, 고요하고도 진실한 시선으로 오늘날 인간 존재의 일면
러나 있다. 을 조명하고 있다. 뱅상 그레비의 회화는 단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넘어,
황토색과 유황빛이 주조를 이루는 배경은 향수를 자극하며, 동시에 에로틱한 우리 내면의 목소리를 조용히 불러내는 예술적 설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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