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전시가이드 2022년 10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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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이드 초대석







































        탄생도-미_53x41cm_순지에 수간채색, 펄_2022                  탄생도-자_60.6x45.5cm_순지에 수간채색, 펄, 2022








        그리고 이런 전통은 여전히 한국인들의 심성 속에, 유전자 안에, 전통문화와       감정을 지니고 있다. 여성과 자연의 조화가 궁극적으로 작업의 메시지다. 그리고
        기억의 심상 안에 내재 되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거나 심정적인 호응을       그것은 넓은 범주의 행복에 관한 내용을 지니는 한편 누구나 추구하고자 하는
        얻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소은의  그림  역시  그런  맥락  속에서  출현하고   평범한 이들의 행복에 관한 내용 역시 기술하고자 한다. 여기서 행복이라는
        있다고 보인다.                                        감정의 원인은 인간이 즐길 수 있는 산수, 즉 인간이 살아가는 배경인 자연에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이를  이른바  ‘행복산수(幸福山水)’라고  이름
        이른바 작가에 의하면 그 그림들은 “여심을 담은 추억과 향수, 이상과 염원을      지었다. 동시에 그 산수에서 노니는, 거하는 여러 장면을 연출하는 ‘산수놀이’
        표현한 공간”이고 “내면세계에서 표현된 꿈들을 통해 정신적 휴식과 작가의        를 시도한다. 행복산수와 산수놀이는 전통적인 인물산수화를 전유하여 이를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공간의 설정”이다. 이른바 행복한 마음의 상태를 보여주는     새로운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자  하는  전복적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러한
        얼굴이고  장면이자  “현재와  미래에  대해  희망하는  상태에서  느끼는  좋은   산수화에 대한 다양한 독해는 필요하고 흥미로운 일이며 그에 따른 그리기의
        감정으로서,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만족감을 느끼며, 불안감을 느끼지       새로운 방법론도 요구된다. 전통시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자연이 주는
        않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 작가는 행복한 어느 순간의      위안과 행복과 치유의 힘에 주목하는 작가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어느
        모습,  자신의  형상과  심적  상태를  그리고자  한다.  작가는  자신의  그  마음,   순간을 매혹적으로 그리고자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 가장 근원적인 행복을
        여심을  자연과  결박  지어  설정한다.  작가에  의하면  인간과  인간  간의  갈등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본다. 산수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평안, 안정, 순수,
        관계로 인한 현실계의 복잡한 상황 속에서 탈피하고 싶을 때, 인간은 이상향을      즐거움 등의 행복감을 ‘행복산수’에 재현하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목적이다.
        꿈꾼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이상적 공간이란 사실 현실에서는 실재하지 않는      작가는 자신이 그림 속의 인물로 전이되어 등장한다. 아름답고 젊은 여자의
        허구적 공간이자 부재 하는 공간이다. 이럴 때 그를 구원해 주는 장소가 바로      매력적인  얼굴,  우리의  전통적인  의복인  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자연
        자연이다. 자연은 그 무엇도 가능한 공간이 되고, 그 공간에서 인간은 비로소      안에서 고요한 어느 시간을 한가히 거니는 장면을 연출해내는 자신의 일상을
        완전한 자유를 누리며 평온함과 달콤함으로 현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환영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마치  조선시대  인물산수화  속에서  그  자연을
        작가는 말한다. 따라서 작가는 침묵 속에서 자연을 관조하고 그 안을 거니는       소요하는  점경  인물의  현대적  버전이거나  이를  새롭게  해석한  여성주의적
        모종의 상황을 연기하는 자아의 대리, 여성이미지를 재현한다. 작가의 그림은       인물산수/자연화라고 말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자연 안에서 휴식과
        후경에 자연 이미지가 몽롱하게, 아련하고 환상적으로 자리하고 있고 전경에는       명상,  행복을  추구하고  성취하는  어느  한  순간의  열락이  고요히  피어나는
        선명하고 정교한 여성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 여성의 얼굴은 즐거움과 따뜻한       장면의 표상이 이 작가의 그림의 주제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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