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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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연혁 및 건축 현황
전통건축에서는 건물 조영의 기본원리는 바로 위계문제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는 신분사회로 그 사
용자, 쓰임에 따라 철저하게 격이 결정되고 건축물의 높이와 크기, 초석의 형태. 가구의 구성방식, 초각
의 유무, 짜임방식, 기둥의 형태, 처마의 종류, 지붕의 물매, 양성의 사용 유무, 기와의 막새유무, 문양의
종류, 장식의 수량, 단청문양의 종류까지 그 격을 결정하는 수많은 제한이 따르게 된다. 그중에서도 단
연 시각적으로 구분이 확실하고, 색상처리와 문양의 종류를 다양하게 하여 건물의 위계를 구분하고 용
도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단청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같은 규모와 용도를 가진 대다
수 건물들의 공통적이고 보편적인 특징을 종합적으로 취합하고 역으로 추정하여 단청방법의 일반화를
규정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현재 궁궐단청, 사찰단청, 문루 및 관아단청, 서원, 사당과 같은 단청의 특징
을 각종 논문이나 연구자료를 통하여 밝혀오고 있다. 다만 대다수의 일반적이고 아주 극소의 특이성이
있을 수 있다. 보존하고자 하는 건물이 그 특이성에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반적이라는 틀에 갇혀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특정하여서는 안 된다.
단청은 시대별 재료의 원산지, 문양의 변화, 접착제, 단청시공방법이 다른 의장요소에 비하여 복원이 가
장 어려운 부분이다. 때문에 복원 또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본 보고서를 집필하는 2019년 10월 동북포루의 복원정비공사가 이미 완료되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단청이 모로단청에서 가칠단청으로 바뀌어 새로운 동북포루로 대중에 선을 보이게 되었지만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후대에 이러한 과정을 마주하면 현재의 이러한 고민들이 아주 소소한 복원과정이라고 생
각할 수 있지만 변형된 모습으로 오랫동안 존치하였기 때문에 그 눈에 익은 모습을 바꾸고 새로운 모습
으로 바꾸는 것은 이것을 시도하는 문화재 종사자로서도 쉽지 않았다. 때문에 이에 적응해 나가는 것은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또한 그와는 별도로 모로단청으로 채색된 동북포루의 모습은 약 43여년 간 존
치하였고 그러한 모습을 기록하는 것은 의미가 있든 없든 그것은 또 하나의 동북포루의 모습이라는 생
각을 해본다.
동북포루의 단청문양은 크게 부재별 단청문양, 판문의 별화로 구분한다. 동북포루는 조선후기 궁궐의 조
영방식에 따라 조성되었고 이러한 이유로 단청의 시공방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
이라 생각된다. 때문에 각각의 문양이나 색상처리에 관하여 궁궐의 여러 단청방법과 비교하여 논하도록
하겠다.
연목과 평고대
부재별 세부 단청은 다음과 같다. 동북포루는 양성을 한 팔작지붕으로 합각부에 목기연이 있고 박공부
사이에는 전돌 벽으로 막았다. 지붕부 막새기와를 받는 연함에는 석간주 가칠하였으며, 홑처마를 두어
연목과 연목을 잡아주는 평고대(초매기)를 두었다. 평고대에는 뇌록에 먹분긋기 하였다.
연목의 마구리에는 연단초를 그려 넣었는데, 먹 바탕 중앙에 황방울과 육색의 6잎 평연화에 배주기는
양록 2빛을 넣었다. 연목에는 반 주화 머리초를 그려 넣었다. 녹황실 위에 육색의 반주화, 그 위에 녹화
곱팽이를 틀고 그 위에 육색, 삼청, 석간주의 3색 늘휘를 사용하였으며 하엽, 양록, 황실, 먹으로 마감하
였다. 이 반주화 머리초는 녹화머리초에 비하여 격이 높고 연화머리초에 비하여 비교적 간단한 머리초
에 해당한다. 육색부는 장단육색으로 채색하여 다른 색상에 비하여 빛바램이 가장 심하여 현재 백색에
가깝게 퇴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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