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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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포루 복원정비공사 보고서
〔사진2-144〕 연단부리와 초매기 〔사진2-145〕 연목의 주화머리초
보통 육색은 백색에 주홍, 또는 장단을 섞어 만들게 되는데 과거 주홍을 섞어 만든 육색이 장단을 사용
한 색상에 비하여 은폐력이 약하고 퇴색이 빠르게 진행되어 후에 백색으로 남게 되고 특히 주홍이 천연
안료로 사용되었던 건축물이 현대 도시문명에서 발생하는 아황산가스에 쉽게 변색하는 이유로 현재는
장단육색으로 조채하는 방법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 역시 변색이 다른 색에 비하여 심한 편이다.
연목의 개판에는 백색 가칠하였다. 연목의 개판은 여러 건축물을 살펴보면 백색과 석간주 색상으로 가
칠된 두 가지 경우로 살펴볼 수 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그리고 수원성의 여러 궁궐의 건
물들을 살펴보면 거의 대다수 건물들의 연목개판이 백색가칠로 되어있다. 그에 반해 사찰의 건축물의
대다수는 석간주 가칠 되어있다. 간혹 사찰에서 개판에 백색 가칠된 건물의 사례가 나오기도 하고, 궁궐
에서 연목개판에서 당골까지 전체를 석간주 가칠한 사례가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는 지면이 허락
하면 다시 설명하겠다. 여하튼 궁궐 건물의 경우를 살펴본 결과 후대에 복원된 경희궁의 정전 숭정전의
연목개판을 제외하면 거의 다른 사례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다수의 궁궐건물에서 백색가칠이 되
어있음을 확인하였다.
갈모산방에는 석간주 가칠하였다. 갈모산방의 색상은 백색, 석간주, 뇌록색의 경우를 볼 수 있다. 사찰에
서는 갈모산방까지 문양을 넣어 화려하게 도채한다. 수도 서울의 궁궐에서 갈모산방에 석간주 가칠된
사례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다만 없지는 않다. 앞서 설명한 경희궁의 숭정전은 연목개판, 당골, 갈모산
방까지 모두 석간주 가칠되어있는데 다른 궁궐의 사례와 너무 상이하여 후대 복원되면서 원형과 다르게
복원된 것으로 무게가 실린다. 숭정전의 사례를 제외하면 궁궐 창덕궁의 중층문루인 돈화문의 상층부
갈모산방에만 석간주 가칠되어있는 사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원성의 경우는 다르다. 많은 건물에서
석간주 가칠이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대다수가 1979년까지 복원이 되었고 의궤기록과 다른
단청이 되어있는 사례가 있어 현 단청이 원형인지는 차후 고증이 필요하다.
이렇듯 작은 부재에 가칠된 색상에 장황한 설명이 붙여진 이유는 외관에서 뚜렷하게 차이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차이점은 보통 어떤 건물군의 특징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공통점들을 찾는 것은 단
청시공방법에 있어 과거 약속을 현시점에서 확인하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이 약속들을 하
나씩 찾다보면 가장 답이 없었던 단청의 규칙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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